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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력위협 계속할 것…그만두면 대만 독립할거라 생각해"

[해외 특별 인터뷰] 첸펑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 부주임

차이잉원 집권 후 양안관계 악화, 中 군사활동 늘어

中 '평화 통일' 고집하지만 위기땐 전쟁도 불사할것

美, 칩4 등 동맹으로 中 압박…韓 '합리적 선택' 하길

첸펑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부주임이 4일 서울경제와의 창간 특별 인터뷰에서 양안 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차이잉원 대만 정부와 미국의 살라미 전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2015년 이전, 차이잉원의 민진당 정권이 집권하기 전인 마잉주 정부 당시 중국이 군사적 대응을 한 적은 없습니다. 심지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은 싱가포르에서 만나기도 했습니다. 왜 이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후로 중국의 군사적 활동이 늘어났을까요. 차이 정부가 정책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첸펑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부주임은 4일 베이징 시내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창간 특별 인터뷰에서 “차이 정부가 중국과 대만 간 평화 유지의 관건인 1992년 양안 컨센서스 ‘92공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는 원인을 차이 대만 총통에게 돌렸다. 양안 문제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한숨부터 내쉰 그는 “대만 관련 문제는 새롭게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차이 정부가) 중국과 대만의 평화 기반을 파괴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는 톈다그룹·톈다리서치센터·칭화대가 고급 인재 육성과 중국의 국가전략연구를 위해 2012년 9월 공동으로 설립한 싱크탱크다.

첸 부주임은 대만과 관련해 미국이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에 있는 ‘미중 3대 공동성명’ ‘6대 보장’ 등은 예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며 “미국이 중화인민공화국만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인정하고 대만과 비공식적인 관계를 유지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핵심인데, 미국은 현재 핵심 포인트를 벗어나 계속해 세분화하는 살라미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중 3대 공동성명이란 중국과 미국이 1972년 ‘핑퐁 외교’ 이후 대만 문제 처리 방식을 두고 ‘하나의 중국’을 상호 인정하는 것이고 6대 보장은 대만의 실질적 주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만 문제를 두고 중국과 미국이 대치할 때 위반 여부를 놓고 매번 의견 충돌이 생기는 내용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2일 대만 도착 후 낸 성명에서 자신의 방문이 3대 공동성명과 6대 보장에 의해 지속된 ‘하나의 중국’ 정책에 모순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반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히 훼손하고 중국 주권을 악의적으로 침범한 정치 도발이라는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첸 부주임은 중국이 가급적 무력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며 손자병법을 인용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즉 목표를 이루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중국은 끝까지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을 그만두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위협을 그만둘 경우 대만의 독립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국방력 강화가 오히려 전쟁 발발 가능성을 줄인다며 스위스가 국방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중립국으로 있을 수 있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하나의 중국으로 만들고 싶었다면 당장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금이 비교적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중국 양쪽에 대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지금까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것은 여전히 평화통일을 고집하기 때문이지만 반대로 부득이한 상황까지 몰린다면 핵심 이익을 지키기 위한 노력, 즉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중 갈등 속에 미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칩4 동맹 등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관해서는 “우리끼리는 믿음이 있다”며 “크게 두려울 것이 없다”고 자신했다. 첸 부주임은 “중국과 한국·일본·동남아시아 등은 서로 옮길 수 없는 이웃”이라며 “‘친구는 선택할 수 있지만 이웃은 선택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몇 년간 이익을 나누고 함께 발전했고 정치든 경제든 모두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가 강화하는 데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 입장에서는) 중미 관계가 갈등을 빚는 현시점에 스스로 이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에 참여하는 것이 한국의 안보와 이익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 곧 중국을 방문해 한중 관계를 설명할 텐데 민감한 시기에 양국이 모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큰 소란이 일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기화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이번 전쟁이 “겉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지만 사실상 배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고 평가한 그는 러시아에 원유·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경제에, 남아시아·남미 국가들은 식량 수입 등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전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 상황에 관해서는 기대와 불안감을 동시에 나타내면서도 당국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첸 부주임은 “현재 정부가 고려하는 사항은 경기부양책이 아니다”라며 “경기부양책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경제 발전에서 봤을 때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목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국민의 생활과 고용 안정 유지에 우선순위를 둔 것에 공감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연간 성장률 5.5% 내외 달성은 어려울 수 있고, 조금 차이가 나거나 비슷할 것”이라며 “이 수치만 봐도 세계적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대해서는 “중국은 아직 여지가 있는 만큼 사용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는 부동산 문제 해결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첸 부주임은 과거 일본·홍콩 등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이 불러온 경제 문제를 거론하며 더 심각해지기 전에 당국이 경제 발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1998년 금융위기도 해결한 경험이 있다”며 “전면적 문제가 아닌 데다 과거의 경험이 있으니 허둥대지 않으면 된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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