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대통령 기록을 임의로 파기한 의혹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FBI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별장 안으로 진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긴급 성명을 통해 “다수의 FBI 요원들이 (별장을) 급습해 포위했다. 심지어 내 금고도 강제로 열었다”며 “역대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내내 각종 보고서와 서신 등 주요 대통령 기록물을 상습적으로 훼손했다는 의혹과 관련이 있다고 WP는 전했다. 그가 브리핑 자료와 일정표, 메모·편지 등 민감한 기록물도 개의치 않고 찢어서 백악관 집무실 책상 위나 집무실 쓰레기통 등에 임의로 버렸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 공식 업무와 관련된 모든 문서는 국가기록보관소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문서 파기는 현행법 위반으로 간주되며, 당시 백악관 직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류했지만 소용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WP는 “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개인 자산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논평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