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로 승부수…희소성 하락 우려도[집슐랭]

10대 건설사 중 6곳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

단지 고급화·차별화로 수주 경쟁력 강화

서울 강남에서 지방으로 적용 단지 확대

일부 건설사는 '원 브랜드' 전략 유지도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 연합뉴스




대형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단지 고급화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통해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건설사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남발하면서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전날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DEFINE)’ 공개했다. 22년 전인 2000년 ‘SK뷰(SK VIEW)’를 선보인 이후 22년 만이다. 드파인은 강조를 위한 접두사 ‘DE’와 좋음·순수함을 의미하는 ‘FINE’의 합성어로, 정의하다를 뜻하는 ‘Define’을 차용했다. 이 시대에 부합하는 최고의 가치로 새로운 주거 기준을 정의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새 브랜드 출시는 정비사업 수주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브랜드를 넘어선 단지 고급화로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드파인 단지는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과 생애주기에 따라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파격적인 평면을 적용한다. 입주민 이용 빈도와 동선을 고려한 조경 배치, 생활 패턴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시스템 등도 함께 제공된다.

송영규 SK에코플랜트 에코스페이스BU 대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차별화된 주거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 자부심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발판 삼아 서울 강남 등 부촌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드파인은 서울 한강변 단지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에 우선 적용한다. 앞으로 입지와 규모, 상품 및 서비스 수준 등을 고려해 새 브랜드 적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브랜드 적용 이후에도 가치 유지를 위해 최초 기준들이 지속 관리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도 지난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 브랜드를 내놓으며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높은, 귀한, 고급’을 의미하는 ‘HAUTE’와 ‘땅, 영역, 대지’를 의미하는 ‘TERRE’가 결합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란 뜻이다. 환경친화적인 구조 설계와 소재 적용, 인프라 운영 등으로 단지 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의 시공권 확보를 위해 새 브랜드 출시를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이는 이유는 정비사업 분야에서 효과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서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될 경우 특별히 관리되는 아파트 단지라는 인상이 남고, 결과적으로 단지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정비사업 조합에선 시공사에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서울 서남부권 최대 재개발 사업장인 노량진뉴타운 4구역은 지난달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적용 브랜드를 ‘힐스테이트’에서 ‘디에이치’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포스코건설의 ‘더샵’을 적용할 예정이던 3구역도 최근 출시한 ‘오티에르’로 변경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1군 건설사 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서울 특히 한강 이남의 정비사업을 공략할 때 하이엔드 브랜드 보유 여부가 조합원 설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게 될 경우 주출입문과 조경 같은 외관은 물론 세대 내부 마감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만큼 조합원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서울경제DB


일각에선 하이엔드 브랜드의 희소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단지가 서울 강남권과 지방 가릴 것 없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선 고급화뿐만 아니라 희소성도 갖춰야 한다”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브랜드 가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래미안)과 GS건설(자이) 등 1군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 없이 ‘원 브랜드’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브랜드가 이미 최고란 판단 아래, 상위 브랜드 작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와 방배 등에서 단지 펫 네임으로 활용됐던 ‘그랑자이’가 어느 순간 사라진 이유도 대중이 인식하는 주택 브랜드 자이에 대한 혼동이 있을 수 있다는 염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