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한 하이테크 품목에 대한 부산의 수출 비중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과 경쟁 중인 인천과 비교하면 하이테크 품목 수출실적은 16배 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부산상공회의소는 OECD에서 선정한 9개 하이테크 품목군의 수출실적을 비교 분석한 ‘부산지역 하이테크 품목 수출 동향 및 과제’ 보고서를 냈다. 하이테크 제품 9개 품목은 제조 시 R&D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전자통신기기, 컴퓨터 및 사무기기, 항공우주, 과학기기, 의약품, 비전자기기, 화학품, 전기기기, 무기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하이테크 품목 수출실적은 약 10억 달러 수준으로 부산 전체 수출액의 6.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낮은 수출 비중에도 불구하고 10년 전인 2011년(5억 달러)에 비해 두 배, 연평균으로도 7%대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 성장성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연평균 0.2% 증가에 그친 부산의 전체 수출실적과 철강,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 지역의 주력품목 수출실적이 오히려 매년 1.2%씩 감소해 온 것과도 대조적이다.
품목별로 보면 부산은 무기류와 우주항공 품목의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무기류는 지역 하이테크 품목 전체 수출실적의 26.3%를 차지했고 항공기 엔진 및 부품, 기타 항법장치를 포함하고 있는 항공우주 품목도 20.4%에 달해 이들 두 개 품목이 전체의 46.7%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들 두 품목의 수출실적도 최근 10년간 무려 4배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과학기기(19.1%), 전자통신기기(18.7%), 화학제품(6.2%), 전기기기(5.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하이테크 품목 수출실적은 전국 16개 시·도 중 10위에 머물면서 산업경쟁력이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하이테크 품목 수출비중은 국내수출 기준으로는 0.5%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총 수출에서 하이테크 품목이 31.5%나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부산과 경쟁중인 인천의 하이테크 품목 수출실적은 지난해 156억 달러로 10억 달러에 그친 부산에 비해 16배 가량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에서도 13.5%로 부산의 7.1% 보다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경기(34.4%)와 충남(30.4%)이 전국에서 하이테크 품목의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가운데 이들 두 지역의 수출이 무려 전체의 64.8%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경북(8.7%), 인천(7.7%), 충북(5.9%), 서울(5.6%) 순으로 나타나 하이테크 품목에서도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권의 점유율이 무려 85%에 달했다.
이들 지역이 국내 하이테크 품목 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전체의 76.8%를 차지하는 고부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기기 관련 기업의 집적 때문이다. 충남(36.1%), 경기(30.9%)가 전자통신기기 품목 내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부산은 전체의 0.1%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역별 특화 업종을 살펴보면 경기도는 항공우주, 무기류를 제외한 7개 품목에서 국내 수출비중 1, 2위를 차지했고 인천은 공항인프라를 기반으로 항공우주(2위)와 의약품(3위), 전자통신기기(3위) 등에서 점유율이 높았다. 충남은 전자통신기기, 과학기기 등에서 국내 1위를 차지했으며 경남은 항공우주(44%)와 비전자기기(47.5%)에서 1위를 기록했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를 기반으로 화학제품의 수출비중이 경기, 전북에 이어 국내 3위였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도권은 더 이상의 투자가 필요 없을 만큼 충분한 하이테크 산업 인프라가 집중됐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면서 “하이테크 산업의 육성은 비수도권 경제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부산도 전자통신기기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하이테크 품목에 대한 전략적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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