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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내 민주주의·협치에 역행하는 민주당 팬덤 정치


더불어민주당이 권리당원 투표를 당의 최고 의사 결정 방식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재 당의 최고 대의 기관인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권리당원의 전원 투표를 우선하는 조항을 당헌에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느닷없는 당헌 개정은 기존의 대의원대회를 무력화하고 권리당원 위주로 당내 세력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당 대표로의 선출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의원의 극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포함한 권리당원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절차적 정당성마저 흔들리고 일부 강성 당원에 의해 정책과 노선이 좌지우지되면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자당 소속 서울·부산시장의 성 비위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원 투표라는 편법을 동원해 무공천 원칙을 깼다가 참패했다. 오죽하면 최근 움직임에 대해 당권 경쟁에 나선 박용진 의원이 “민주당이 개딸 정당이 될까 무섭다”고 우려했겠는가. 친이재명계의 다수 의원들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제안한 ‘여야 중진 협의체’ 구상에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곧 출범할 ‘이재명 지도부’의 힘을 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처럼 조성된 여야 간 협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정치적 이해득실에만 골몰해 민생을 외면하는 처사다.

이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서 현재 78.35%를 득표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 의원은 2015년 이후 당 대표 경선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권의 투표율은 35.49%에 머물렀다.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후에도 반성과 쇄신 없이 특정 세력의 목소리가 지배하는 ‘팬덤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반영한 것이다. 거대 야당이 당내 민주주의와 협치를 외면하고 독주와 국정 발목 잡기로 치달으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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