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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루나도 앓았다…일상 괴롭히는 '이 증상' 병일까 [헬시타임]

저평가되기 쉬운 불안장애,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다반사

상태 따라 약물·상담·인지행동치료 시행…일상생활 관리도 중요

그룹 f(x) 전 멤버 루나. 사진 제공=루나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그룹 '에프엑스(f(x))' 출신의 뮤지컬 배우 루나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하며 관심을 받았다. 루나는 지난달 24일 SNS에 "지난 3년간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무대를 서기조차 힘들었고 괴로웠다. 절 믿고 기다려준 우리 가족들과 팬분들께 실망이 되는 무대가 될까 두려움이 컸다"며 현재는 공황장애를 이겨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 유명인들의 고백이 잇따르면서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공황장애가 이른바 '연예인병'이란 편견까지 생겼을 정도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 중에서도 가장 격렬하고 극심한 장애에 속한다. 직장인부터 학생, 주부 등 연예인이 아닌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공황장애보다 다소 강도는 약하지만 불안감으로 인해 항상 긴장상태에 있으면서 날카로워지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다. 불안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모든 불안이 비정상적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과도하거나 통제하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정도의 불안을 느끼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한 ‘질병’일 수 있다. 불쑥 찾아오는 불안감이 병원에 가야 할 수준일지 고민이라면 허담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자.

◇ 불안장애,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많아


심한 불안에는 신체적·인지적·행동적 변화가 동반된다. 불안을 발생시켰던 한 가지 걱정이 해결되더라도 또 다른 걱정으로 생각이 옮겨가서 불안이 지속되는 경우도 흔하다.

불안 증상은 크게 세 가지 상황에서 나타난다. 첫째, 예측할 수 없고 스스로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믿을 때 생기는 두려움이다. 다음으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데, 예를 들어 시험을 앞둔 상황 등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2021년에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불안장애 1년 유병률은 3.1%였다. 남성의 경우 1.6%, 여성은 4.7%로 여성이 남성보다 세 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장애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생물학적 원인과 심리·사회적 원인을 들 수 있다. 불안장애 환자는 일반적으로 교감신경이 항진돼있고 반복되는 자극에 느리게 적응하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보통의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인해 두근거림, 혈압 상승, 호흡곤란, 식은땀,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불안장애의 심리·사회적 원인에서는 인지적 구조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걱정을 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거나, 비현실적 미래의 위협을 상상해 정작 중요한 현실의 위협은 외면하기도 한다. 또한 마치 내가 걱정을 많이 하면 부정적 결과를 피할 수 있을 것처럼 믿는 마술적 사고가 나타나기도 한다.

◇ 과도한 걱정이 6개월 이상 지속…불면 등으로 일상생활에도 지장




불안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미국정신의사협회(APA)에서 발행한 DSM-5-TR 진단기준에 따라 불안장애를 진단한다. DSM-5-TR에서는 범불안장애 진단 기준을 △일상에서 과도한 걱정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걱정을 통제하기 어렵고 △근긴장, 집중력 저하, 불면 등 불안과 관련한 신체적 증상이 3가지 이상 나타나며 △그로 인한 직업적, 사회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 즉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발생한 경우로 제시한다. 단, 이러한 증상들이 약이나 의학적 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불안장애로 진단되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인지행동 치료, 약물 치료, 상담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때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약물 치료다. 주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가바 등의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작용하는 항우울제, 항불안제 처방이 이뤄진다. 불안장애는 대개 우울장애보다 더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하다. 최소 6~12개월 약물치료가 권고되는데, 일부 환자에서는 평생 투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허담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이화의료원


허담 교수는 “불안장애 환자들은 약을 복용하는 것 자체에도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조금만 증상이 나아지면 약을 바로 줄이거나 중단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다"며 "환자가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약을 줄이면 ‘반동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전보다 불안 증상이 더 심하게 재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의로 약을 줄이게 되면 이전보다 더 많은 종류의 약이 이전보다 더 높은 용량으로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 없이 자의적으로 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일상생활 관리도 중요…카페인 줄이고 술·담배 멀리 해야


불안장애의 치료에는 의학적 치료 못지 않게 일상생활의 관리가 중요하다. 불안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커피 등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는 좋지 않다. 술과 담배도 멀리해야 한다. 최근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다이어트 약 성분에 암페타민 유사 성분이 포함된 경우에는 불안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다이어트 약을 중단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불안장애가 임상에서 과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이다. 허담 교수는 “불안증에 동반되는 다른 신체 증상 때문에 다른 과의 진료를 받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불안장애는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가 적응해버리거나 우울증 등 다른 질환에 가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뒤늦게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불안장애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지 않더라도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주저 않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도움을 받는 환자들이 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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