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바지’ 정장만을 고집하는 이유를 밝혔다.
5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장관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치마를 멀리하게된 배경을 털어놨다. 클린턴 전 장관은 1995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 자격으로 브라질을 방문했을 당시 사진기자들이 치마 속 각도를 노려 촬영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는 "소파에 앉아 있던 나에게 사진기자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댔다"며 "나는 다리를 모으고 앉아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이 사진을 찍은 방식이 선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공개됐던 사진 일부는 브라질의 속옷 광고에 쓰였다. 그 후로 내가 계단 위에 있을 때마다 사진작가들이 항상 아래쪽에 있는 경험을 하게 됐다”며 “감당할 수 없어 바지를 입게 됐다”고도 했다.
당시 한 주요 외신의 국장은 논란의 광고를 두고 "용감한 여성이라면 속옷이 보이는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옹호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7년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서도 바지정장을 고수하는 이유에 관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정장은 전문적이고 항상 준비된 것 같은 이미지를 준다”면서 바지 착용이 단순한 패션을 넘어 선거 유세에도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남성 정치인들이 하는 일을 하고 똑같은 옷을 입으면서 친숙해질 수 있었다"며 "언제나 바지를 입으니 옷차림에 대한 잡담을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이 했던 일 중 가장 대담했던 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결혼 생활을 유지한 것을 꼽기도 했다.
그는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대통령 선거 출마보다 더 어려운 도전이었다"라며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내 결혼에 대해 자신들만의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공개적으로 진행돼 더욱 고통스러웠지만 후회는 없다"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딸 첼시 클린턴과 함께 각계각층에 걸친 비범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대담한(Gutsy)'의 촬영을 마쳤다. 프로그램은 오는 9일 공개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