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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원내대표 153일만 사퇴…"뜻 굳힌 지 오래, 尹정부 성공이 우선"

"사퇴 결심 굳힌지 오래…역할 있어 늦어져"

"李, 성상납 무마 시도가 리더십 위기 시초"

"윤핵관은 조롱의 표현…사용 삼가해달라"

검수완박 번복, 尹 문자파동 리더십 타격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8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보인 집권 여당의 난맥상에 대해 책임을 지고 취임 5개월 만에 중도 하차한 것이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장제원 의원에 이어 권 원내대표도 퇴진을 약속하면서 윤핵관 세력의 2선 후퇴 작업이 추석 연휴 전 마무리 됐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원내대표에 취임한 지 153일 만의 사의 표명이다. 그는 이달 19일 새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자리를 지킨 뒤 공식 퇴장한다.

권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한다’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사퇴 결심을 굳힌 지는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헌당규 개정과 새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 할 일이 있었다”며 “국가 정상화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언제나 저의 거취보다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갈등과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며 반성문을 썼다. 권 원내대표는 “돌이켜보면 비대위로의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당헌·당규를 확실하게 개정했어야 한다”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당 대표의 징계 상황에서 당헌·당규는 미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언론 편향의 문제를 지적하고 공론화한 점을 임기 중 성과로 꼽았다.



이준석 전 대표와 언론 등에 대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는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 무마 시도가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며 “이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당의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또 문자 파동에 대해 “제 잘못이다, 이렇게 인정하겠다”면서도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 취재를 하는 것, 의원들의 귓속말을 증폭 시켜 방송하는 건 금도를 넘은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된 ‘윤핵관’ 용어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조롱과 분열 차원에서 이 전 대표가 만들어낸 용어”라며 “정권 교체에 앞장섰던 많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4월 102명 중 81명의 몰표를 받고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 등판했다. 하지만 취임 약 3주 만에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 번복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리더십에 상처가 났지만 다시 한 번 힘을 실어 주자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윤 대통령과의 끈끈한 인연과 대선 승리 공헌을 토대로 당정의 가교 역할을 할 적임자라는 기대 덕분이었다.

7월 26일 윤 대통령의 문자 노출 사건이 권 원내대표의 사퇴의 방아쇠를 당겼다.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에 이 전 대표에 대한 고강도 징계에 윤심(尹心)이 실렸다는 강한 추궁이 일었고 여권은 반으로 쪼개졌다. 지도체제 결정, 사적 채용 의혹 등으로 누적된 ‘권성동 불가론’이 폭발했고 결국 비대위가 출범했다. 그러나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비대위가 좌초되자 권 원내대표는 난맥상, 전략 부재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권 원내대표의 행보에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한 중진은 “검수완박은 권 원내대표가 독박을 쓰며 희생된 부분이 있다”며 “검찰 수사권 박탈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은 “윤핵관들에게 필요한 건 한 걸음 물러서는 ‘권노갑 정신’”이라며 “잔수를 쓰며 권력의 끈을 안 놓으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천천히 생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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