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2조 원 규모의 경남도 예산을 운영할 도 금고 2곳(1·2금고)의 지정을 앞두고 지역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0%에 달하는 1금고 비중이 2금고에 얼마나 배분될지와 가능성은 낮지만 각 금고 운영 은행이 변경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18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도는 올 연말 도 금고 약정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향후 3년간 운영할 은행의 공모 결과를 다음달 초 발표한다. 현재는 1금고는 농협은행이, 2금고는 경남은행이 운영하고 있다.
쟁점은 농협은행의 도 금고 운영 비중이 올해 예산 기준 89%에 달한다는 점이다. 앞서 경남도는 2016년 도지사 직권으로 1금고에 일반회계와 기금 6종을 배분하고 2금고에 특별회계와 기금 2종을 배분해 1금고가 사실상 ‘싹쓸이 금고’로 지정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타 지자체는 1금고와 2금고의 예치금 비중을 6대 4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 금고의 취급 업무 조정은 도지사에게 권한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1금고와 2금고의 예치금 비중을 균형 있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금융가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 상공계에서도 중소기업 지원과 지역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경남은행의 역할을 감안할 때 이제는 경남도 금고의 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1금고를 지역은행인 경남은행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곳곳에 점포를 보유한 농협은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2금고 역시 지역은행인 경남은행이 경남권에 두터운 운영망을 확보하고 있어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운영 은행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충청도와 강원도가 지방은행을 재설립하려는 행보를 보이면서 지역은행의 역할의 강조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도 1금고는 농협은행으로 지정하고 2금고는 지역은행의 몫으로 배분하고 있다. 농협은행과 지역은행이 해당 지역에 많은 점포를 두고 있어 예산 관리 등에서 유리하고 사회공헌활동 등 지역에 대한 기여도 또한 시중은행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지역농협 점포 등 지역주민이용 편의성 등이 강점이다. 현재 경남도 금고와 18개 시군 금고 중 창원시를 제외한 18개 지자체에서 1금고를 차지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방은행의 역할과 금융위원회의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도 최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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