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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 개정이 승패 갈라"…與 '이준석 안개' 넉달만에 걷혔다

[법원 ,이준석 가처분 기각]

법적시비 털어내 내홍봉합 속도

이재명 겨냥 對野 강공모드 나설듯

전당대회는 내년 1~2월 개최 유력

정치생명 벼랑 끝에 몰린 이준석

"법리 고려 7일 대응계획 밝힐 것"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기각과 관련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권욱 기자




국민의힘이 6일 지난 넉 달간 지속된 ‘이준석 리스크’의 종지부를 찍고 순항할 수 있게 됐다. 법적 시비를 털어낸 ‘정진석 비대위’는 차기 당 대표 선출 전까지 내분 봉합과 국정동력 회복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당 복귀 가능성이 차단되며 정치적 생명이 벼랑 끝에 몰렸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원 및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3~5차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헌 개정이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소였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 가처분의 관건은 9월 국민의힘이 개정한 당헌(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 시 비대위로 전환)의 정당성을 법원이 인정하는지 여부였다. 이 전 대표는 해당 개정안이 처분적(특정인 겨냥) 및 소급 입법에 해당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당이 당헌으로 조직 및 권한을 어떻게 정할지는 정당 자유의 영역”이라며 명백히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이상 정당의 재량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사회생한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정 비대위원장은 “당내 분란으로 국민 당원 동지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이제 하나 된 힘으로 심기일전해 힘차게 전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 전까지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불안한 기류가 상당했다. 주호영 비대위를 좌초시킨 이력이 있던 재판부였던 터라 당 지도부에서도 “인용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낙관하지 못했다. 만일 인용했다면 ‘정진석 비대위’는 공중분해되고 지난 석 달 무려 6차례 당의 얼굴을 교체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대형 악재를 털어낸 정 비대위원장은 당내 구심점이 돼 내분을 치유하고 당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기점으로 야당의 공세가 강화됐지만 여당은 뚜렷한 반등 기제를 만들지 못했다. 지지율이 최저치까지 낮아졌다. 향후 여당은 국정감사에 집중하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열을 올리는 등 야당 강공 모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비대위는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견인하는 집권 여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갓 출범한 여권을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다는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복귀도 사실상 무산됐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윤핵관 세력과 충돌로 시작된 당과의 갈등은 지난 4개월간 끝없이 수위를 높이면서 주류 세력과의 정치적 타협 가능성이 사실상 봉쇄됐다. 여기에 법원마저 이 전 대표에게 등을 돌리면서 여론전에 능한 이 전 대표도 당 내부에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이 전 대표는 법원의 판결 뒤 “사명감을 가지고 덩어리진 권력에 맞서 왔다”며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만 밝혔다. 이 전 대표 법률 대리인은 “법리,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해 7일 대응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법원 판결로 차기 전당대회 가능성은 연내보다 내년 1~2월 개최가 유력해졌다. 가처분 추가 인용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최근 차기 당권 주자로 묶이는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활동 보폭을 넓혀왔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조만간 전당대회 시간표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가 코너에 몰렸지만 차기 전당대회에서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대리인을 앞세워 당내 투쟁을 이어가거나 당 바깥에서 ‘국민의힘 흔들기’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에서 축출된다면) 이 전 대표는 투트랙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당에서는 본인의 개혁을 완성해 줄 사람을 밀고 당 밖에서는 세몰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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