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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배터리·UPS가 한층에… 화 키운 SK C&C '밀집 구조'

[예견된 사이버 재난]

분양 논란에 지하 3층에 시설 집결

"재난대응 위해 전선·시설 분리해야"

과기부 "IDC 사고위험 점검할 것"

15일 불이 난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앞에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모습.연합뉴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가 커지게 된 데는 SK C&C가 데이터센터를 지을 당시 비용 감축을 위해 연구용 부지를 분양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구용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일부 기업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건물에서 데이터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층이 제한됐다. 결국 배터리실, 발전기실, 메인 전원 등이 한 공간에 밀집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시설 간 물리적 구분, 전선 분리 등에 제한이 가해져 부실한 재난 대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20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데이터센터 지하 3층에는 메인 전력과 발전기실, 무정전전원장치(UPS)실, 배터리실이 위치하고 있다. 서버를 돌리는 데 필요한 전기 시설이 모두 같은 층에 몰려 있어 재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메인 전력, 발전기, UPS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도록 보완적으로 구성돼 있다. 화재 등에도 서버 가동을 이어가기 위해 시설을 층별로 구분해놓거나 전선이 통과하는 관로 등을 분리하는 것이다.

한 데이터센터 업체 관계자는 “SK 데이터센터처럼 모든 실들이 한 층에 오밀조밀 모인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며 “특히 UPS실과 메인 전력, 발전기실을 분리해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관계자도 “재난 대응력을 높이려면 전선이나 시설을 물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분리해놓아야 하는데 좁은 공간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가 된 전기실이 밀집 구조를 갖게 된 것은 2011년 SK C&C가 판교테크노밸리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당시 부지를 연구 용지로 확보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일반 연구 용지로 분양을 받으면 감정가의 50%로 받을 수 있고 각종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문제는 이후 LG유플러스 등 업계에서 “데이터센터는 일반 연구 용지가 아닌 연구 지원 용지에 적합하다”고 지적하면서 발생했다. 저렴하게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용도로 땅을 분양 받은 편법이라는 것이다. 이후 경기도청과 LG유플러스, SK C&C 간 여러 차례 공문이 오가는 등 갈등이 이어졌고, 결국 SK C&C는 2015년 데이터센터로 지은 6층 건물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2~3층 안에서만 전산실을 운용하기로 도청과 확약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 C&C는 당시 판교에서 손에 꼽힐 만큼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결국 층수 제한이 생기면서 당초 계획대로 센터를 설계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며 “현재 구조처럼 설비들이 모여 있는 것도 그런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건물 설계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사고 위험 요인을 들여다보겠다고 발표했다. 박윤규 과기부 2차관은 경기 성남시 정보보호클러스터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IDC 사업자 점검회의’에서 KT클라우드·삼성SDS 등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당부했다. 박 차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사업자들이 각성해 세밀한 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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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SK, #SK C&C,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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