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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화 경북대 총장 “첨단산업 인재 양성은 기본…전인적 능력 갖춘 리더 키울 것”

참사·코로나로 학생들 힘든 시기

인문학 정신 교육 중요성 높아져

기술 소양 갖춘 융복합 인재 육성

교수진·연구원 등 우수 인프라 덕

매년 500명이상 반도체 인력 배출

지역 대학들과 첨단산업 교육 주도

2040년까지 탄소중립 캠퍼스 조성

홍원화 경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이호재 기자




“4차 산업혁명 사회에 필요한 우수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대학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고 혼란을 겪고 있는 청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입니다. 대학 총장은 그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 고민을 함께해야 합니다.”

홍원화(59) 경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최근 대구캠퍼스 본관 총장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로서 경북대의 사명은 지성과 감성, 의지 등 전인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를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20년 10월 취임해 임기 반환점을 돈 홍 총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이태원 참사 얘기부터 꺼냈다. 건축학을 전공한 홍 총장의 세부 전공 분야는 방재(防災)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때 생존자 100여 명을 인터뷰해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홍 총장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이 왜 그곳으로 몰려들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에서 매년 1~2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서 “취업난과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회의, 고독을 느끼는 학생들을 보듬는 일이 대학 총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총장은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국립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 철학과가 설치돼 있는 대학이 7곳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인문·사회 계열을 전공해서는 취업이 안 되니까 폐과를 한 것인데, 돈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인간과 삶의 본질을 고민하는 학문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국립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홍 총장은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적어 교수들의 연구 활동이 위축되는 점을 감안해 총장 권한으로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최대한 배분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경북대의 경우 영남학과 퇴계학 분야에서 강점을 지녔는데 영남학을 전공할 경우 전국 마을회관을 순회하며 인문학 강습에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박물관과 미술관·자연사박물관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대학인 만큼 활발한 전시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도 인문학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개설한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도 인문·사회 계열 학생을 위한 정원(TO)을 확보해 인문학적 소양과 첨단 기술을 두루 갖춘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홍 총장은 “공학·자연계열뿐 아니라 인문·사회·예술 분야도 데이터를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시대”라면서 “총 정원 60명의 절반을 인문·사회 전공자로 뽑아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융복합 인재를 키우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대구=이호재 기자


산업화의 첨병 역할을 한 구미공단과 가까운 경북대는 전자·컴퓨터·정보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인력을 배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때 삼성전자 임원의 절반가량이 경북대 출신이었던 적이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모바일 분야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홍 총장은 “우리 대학의 전자 계열이 잘 나가는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학생들이 소자를 직접 만들어 보고 졸업하기 때문”이라면서 “40명의 반도체 관련 교수진과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 등 우수한 인프라를 토대로 매년 5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반도체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첨단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요한 돈을 국가가 모두 지원하기 힘든 만큼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인근 대학이 협력하는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경북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총장은 첨단 산업 인재 육성은 물론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등교육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정부는 교육 부문 간 투자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의 일부를 떼내 고등·평생교육 분야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연일 국회를 찾아 고등교육 지원 확대를 위한 법 개정과 제도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홍 총장은 “고등교육의 열악한 현실을 생각하면 진짜 눈물이 난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인재를 키우려면 대학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이호재 기자


경북대는 지난해 5월 대구시와 협력해 탄소 중립 캠퍼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외부의 전력 공급 없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소비하는 소규모 전력망인 마이크로 그리드를 캠퍼스 곳곳에 설치해 2040년까지 에너지 자립도 10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시설인 대학이 선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모든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자체 전력 생산을 통해 예산 절감과 재정 확충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홍 총장은 탄소중립추진단을 만들고 탄소 중립 지능형 에너지시스템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도 운영 중이다. 관련 연구개발(R&D) 기반을 닦고 인재 양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11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현대일렉트릭·태영건설 등 기업들의 투자와 참여를 이끌어 내고 병원 등 캠퍼스 곳곳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홍 총장은 “우리 대학이 1년에 내는 전기료만 110억 원에 달하는데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소비하게 되면 세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참여 기업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20년 뒤에는 상당한 수익금이 대학에 남게 돼 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 대학이 성공하면 다른 대학에도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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