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수원 삼성의 공격수 오현규(21)가 벤투호의 '27번째 멤버'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오현규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컨벤션홀에서 발표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26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은 팀당 26명의 멤버를 구성할 수 있는데, 벤투 감독은 부동의 스트라이커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조규성(전북) 등 기존의 주전 멤버들을 대거 발탁했다.
하지만 명단 발표 영상이 종료된 뒤 벤투 감독이 가장 먼저 이름을 부른 선수는 오현규였다.
벤투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26명 외에 오현규가 같이 카타르에 갈 예정이다. 26명 명단에는 없지만, 선수와 면담을 통해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현규는 카타르에서 팀과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선수단에 이상이 없으면 제외할 예정이고, 혹시 포지션과 연관된 선수에게 특이사항이 생기면 리스트에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엔트리 제출 이후에도 심각한 부상이나 질병으로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조별리그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오현규를 예비 자원으로 포함한 건 안와골절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손흥민(30·토트넘)의 상태도 고려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그 이유로 같이 가는 게 맞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유 중 하나"라고 시인했다.
정식 멤버는 아니지만, 벤투 감독이 A매치 단 1경기를 치른 '새내기'를 선택한 건 다소 놀라운 결정이기도 하다.
오현규는 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벤투호의 월드컵 전 마지막 소집 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선발된 그는 명단 발표 전날인 1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에서 후반 27분 조규성과 교체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벤투 감독은 오현규에 대해 "좋은 기술을 가졌다. 피지컬이 강하고 좋은 움직임을 보인다. 빠르고 경합도 강하다"며 "계속 관찰하던 선수이고, 국내 소집에서 선발한 뒤 모습을 관찰하면서 (동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현규는 소속팀 수원을 통해 "월드컵이라는 영광스러운 무대에 함께 갈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벤투 감독님과 대표팀 형들, 수원 이병근 감독님, 동료들, 수원 팬분들께 감사하다"면서 "비록 정식 엔트리는 아니지만, 카타르에 가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할 계기가 될 것 같다. 많이 배우고 돌아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현규는 K리그1 정규라운드 36경기에서 13골 3도움을 기록했고, FC 안양과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선 1-1로 맞선 연장 후반 15분 극적인 결승골로 팀의 잔류를 이끌며 올 시즌 팀내 최다 득점자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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