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순방 중 심장병 환아를 찾아 사진을 찍은 사진을 ‘빈곤 포르노’라 표현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단어를 선택해 결과적으로 유사 성희롱을 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빈곤 포르노는) 사전과 논문에 있는 단어지만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는 단어”라며 “단어라는 것은 퍼셉션(인지)이다. 그걸 듣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16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빈곤 포르노는 사전에도 나온 용어고 논문에도 나오는 용어”라며 “포르노그라피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소설, 영화, 사진, 그림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특정 영상을 의미하는 듯한 말씀은 본인들이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말해 해당 발언이 부적절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했다.
조 의원은 “빈곤 코스프레도 아니고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를 썼다. 포르노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퍼셉션과 겹쳐셔 나중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봉사 활동이 아니라 사진을 찍은 게 문제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영부인이 가시면 다 사진을 찍는다. 장경태 의원도 어디 가시면 사진 찍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장경태 의원과 며칠 전 행사에 같이 갔었는데 ‘본인도 반지하에서 살고 본인이 흙수저 출신’이라고 계속 얘기했다”며 “본인 보고 빈곤 포르노 한다고 하면 기분 좋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김정숙 여사가 전용기 타고 타지마할 가신 것을 ‘관광 포르노’라고 하면 국민들이 너무하다 그러시지 않겠나”라며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보다는 사회통념적 의미가 더욱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의원은 장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불쾌했다면 유감 표명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말장난”이라며 “영부인이 일일이 대응해서 할 리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6일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이 장 의원을 향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그냥 정치적인 수사”라며 “저는 장경태 의원의 말씀이 조금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외교행사 개최국의 공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외교적 결례이고, 의료취약계층을 방문해 홍보수단으로 삼은 것은 더욱 실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며 장 의원을 향한 집중 공세를 펼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너무나 인격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소속 여성의원들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최고위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국회의원 품위유지위반 및 모욕을 사유로 장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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