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10세 소년이 VR 헤드셋을 사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엄마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밀워키 지역매체 저널센티널과 AP통신 등은 지난달 21일 오전 7시께 위스콘신주의 한 집에서 VR 헤드셋을 사지 못하게 해 화가나 엄마를 총으로 쏴 죽인 10세 소년이 1급 무모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애초 검찰은 해당 사건을 ‘비극적인 사고’로 보고 소년을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재조사를 통해 소년이 고의로 총을 겨눈 뒤 발포한 사실을 확인하고 성인에 준하는 1급 무모한 살인 혐의를 적용, 구속 기소했다.
사건 발생 직후 소년은 경찰에 “엄마 침실에서 총을 찾아 엄마가 빨래하고 있던 지하 세탁실로 갔다”며 “총을 손가락에 걸고 돌리며 장난을 치다가 총이 손에서 빠지며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의가 아닌 우발적 사고로 보고 소년이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재판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하루 뒤 친척이 경찰에 신고전화를 했다.
친척들은 소년에게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을 때 소년이 “엄마에게 총을 겨눴고 엄마가 ‘총을 내려놓으라’는 말을 했다”고 경찰에 전했다.
친척들은 “소년이 엄마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거나 자책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면서 “심지어 엄마가 숨진 다음 날 아침 엄마의 인터넷 쇼핑몰 계정으로 오큘러스 가상현실(VR) 헤드셋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년이 네 살 때 강아지를 심하게 학대한 일이 있었고, 사건 발생 6개월 전에는 인화성 액체를 넣은 풍선에 불을 붙여 집 안 가구와 카펫을 태우는 등 불안정한 행동을 했었다”고도 했다.
이를 알게 된 경찰은 소년을 다시 심문했고, 소년은 엄마에게 총을 겨누었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소년은 “엄마가 자신이 갖고 싶어 하는 VR 헤드셋을 사주지 않았고, 평소 아침 6시 30분까지 자는 자신을 사건 당일에는 오전 6시에 일찍 깨운 것에 화가나 그날 아침 열쇠로 보관함을 열어 총을 꺼냈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소년은 현재 청소년 구금 시설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저널센티널은 위스콘신 주법상 10세 이상 어린이도 1급 고의적 살인, 1급 무모한 살인, 1급 의도적 살인미수 등 특정 중범죄를 저지른 경우 성인에 준해 처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년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가정 비극”이라며 “성인 시스템은 10세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다. 소년 법정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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