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5년간 1195개의 행사를 치르며 겪은 에피소드를 모아 책을 출간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공식행사에 대해 “말(평가)을 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에는 (윤석열 정부의) 행사를 보지 않고 있다. 보면 (평가가) 박해질까봐”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첫해에 치러진 공식 행사에 대한 평가가 박했는데, 요즘은 어떻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는 “사람들이 자꾸 오해를 하는데 저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면서도 “평가를 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고칠 여지도 있고 혹은 받아들일 수용의 여지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정부를 보면 수용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닌 것 같고, 어떤 나아지려는 노력이 잘 안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뭘 자꾸 보태서 얘기를 하는 게 무척 기분 나쁘게 들리겠구나 싶어서 제가 굳이 얘기를 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신년 인사회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것과 관련해서는 “야당 대표를 초청했느니 안 했느니, 연락을 받았느니 안 받았느니 이런 얘기들이 오가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문 정부) 때 그 자리는 1년에 한 번 정파적 입장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새해를 시작하는 거니까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인사 나누고 떡국 먹는 자리였다”라면서 “야당 대표가 빠졌다는 건 누가 봐도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최근 정부 행사를 목적으로 영빈관이 활용된 것에 대해 “고맙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라면서도 “그렇게 밖에 할 수가 없다. 행사할 장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탁 전 비서관은 지난해 영빈관 신축 계획이 철회된 것과 관련, “돌아가시라. 청와대로”라며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6일에는 전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국빈만찬에 영빈관이 재활용된 데 대해 “이 당연한 일이 참 어렵고 힘들게 돌아 돌아 왔구나 싶다”라고 논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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