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인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증권시보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이 14일 보도했다. 이들이 상폐 조치를 완료하면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폐한 중국 기업은 11개로 늘어난다.
이들 항공사는 전날 “NYSE에 예탁 증권의 자진 상장 폐지를 신청했다”며 “마지막 거래일은 내달 2일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방항공 측은 “미 증시 거래 규모가 작아 자진 상폐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홍콩·상하이 거래소를 통해 회사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방항공, 남방항공은 각각 1997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두 회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2억2700만달러, 6억3200만달러다.
두 항공사에 앞서 지난 2년간 수많은 중국 기업들이 뉴욕 증시에서 발을 뺐다. 중국 3대 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을 비롯해 시노펙과 자회사 시노펙 상하이, 페트로차이나, 중국알루미늄, 중국생명이 미 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했다. 대부분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의 통제를 받는 기업들이다.
이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해 회계 감사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불거진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미 의회는 2020년 말 자국 회계기준에 따른 감리를 3년 연속 거부한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할 수 있는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작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을 비롯해 160여 개 중국 업체를 무더기로 상장 폐지 예비 명단에 올리며 중국을 압박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안보와 비밀 유지 등을 이유로 미국 당국의 감리를 거부해왔다. 덴마크 삭소은행의 중화권 시장 전략가인 레드먼드 웡은 작년 8월 "중국은 외국 규제 당국이 회계 감사 과정에서 전략적 부문의 자국 국영기업들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며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의 자진 상장 폐지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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