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선물받아 키우다 반환한 풍산개를 위해 1억 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문 전 대통령이 키우다 정부에 반환한 후 지난해 말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풍산개 ‘곰이’와 ‘송강’ 등 총 5마리 사육과 관리를 위해 1억 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광주시 산하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 ‘대통령 선물(풍산개) 관리 계획’에 곰이·송강 사육 관련 시설 확충·보강 및 진료 장비 구입비로 1억 5000만 원을 책정했다. 풍산개 진료 장비로는 혈액분석기(2500만 원), 미생물배양기(500만 원), 치과 치료용 및 엑스레이 장비(2000만 원) 등 5000만 원을 잡았다.
계획안에는 곰이·송강 전담 사육직원을 배치하기 위해 오는 3월 퇴직 예정인 직원의 직렬을 ‘위생’에서 ‘사육’ 관련으로 변환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도난 위험 등이 있어 실내에서 사육하는 게 좋겠다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의견에 따라 실내 보금자리와 놀이터 설치 예산에도 1억 원을 반영했다. 문 전 대통령이 키우던 곰이의 경우 신장결석을 앓고 있어 혈액분석기 등 고가 장비가 필요하다는 게 광주시의 입장이다.
곰이와 송강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받은 풍산개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를 위탁받아 키워왔지만 관련 지원 입법이 추진되지 않아 지난해 11월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했다. 이후 곰이와 송강은 같은 해 12월 대통령기록관에서 광주 우치공원동물원으로 왔다.
현재 우치동물원은 곰이와 송강의 새끼인 ‘별이’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자주’와 ‘단결’의 후손 2마리를 포함해 5마리의 풍산개를 키우고 있다. 곰이와 송강 등 풍산개는 산책 시간에 한해 시민에게 공개되고 사육 공간은 비공개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기침체로 서민경제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시가 형평성에 맞지 않은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곰이와 송강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1차 추경 예산에 1억 5000만 원의 예산을 단기적으로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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