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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범죄 더 지능화…전문 수사인력 키워야"

<합수단, 범죄 청정국을 꿈꾸다>

①단성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루나·에디슨 모터스 사건 등 수사

금융시장질서 첨병으로 주말도 일해

범죄수법 갈수록 교묘하고 대담해져

반면 충원은 단 3명…그나마 지원 형식

정밀수사 위해 2~3배 인력충원 필요


각종 범죄가 첨단·지능화되면서 수사 등 검찰 대응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검찰은 보이스피싱부터 주가조작, 재정 비리 등까지 악(惡)의 손길이 서민 삶은 물론 국가 ‘곳간’까지 이르자 ‘합동수사단(합수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검·경을 비롯한 각 유관기관과 손 잡고 이들 범죄를 발본원색한다는 취지다. ‘범죄 청정국’을 향해 달려가는 합수단의 수장들을 만나봤다.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 25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서울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금융증권범죄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증권·금융 범죄자들이 한번씩 형을 살고, 다시 시장에 나오는 일종의 ‘사이클’이 돌아왔습니다. 버젓이 자리잡은 기업가처럼 행사하는등 법망을 빠져나가는 범죄자들의 수법도 한층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은 25일 서울경제와 만나 최근 금융·증권범죄 양상이 한층 복잡해지고 대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행 방식은 물론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려는 수법까지도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들이 합법적 사업가로 위장하는 등 차츰 투자자를 속이는 방식도 대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끄는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은 지난해 5월 재출범 이후 테라·루나 사태 등 첨단 신종 금융·증권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곳이다. 각종 수사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달 말 기준 에스마크 사건 관련 브로커 등 7명을 구속 기소하고, 에디슨모터스 주가 조작 세력 7명도 재판에 넘겼다. 또 코로나 테마주 등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6명을 구속하는 등 ‘A+’급 성과내면서 금융증권 시장경제 질서의 ‘첨병’이자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영광도 되찾았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애초 합수단이 출범한 건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6년 동안 주가조작 등 수사를 전담해오다가 추미애 전 장관 시절인 2020년 1월 직접 수사 부서 축소 방침에 따라 폐지됐다.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1호 지시’로 부활했으나, 1년 4개월의 공백이 생겼다. 합수단이 수사를 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공부에도 소홀할 수 없는 이유다. 금융·증권 사건의 경우 계좌추적 등 수사할 양이 방대하다. 게다가 수법도 복잡해 그동안 생긴 수사 노하우 등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2배 이상으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단 단장은 “수사하면서 동시에 공부하며 배워야 하는 사건들이 많다”며 “코인 사기에 어떤 혐의를 적용해야 할지, 불법자금은 어떻게 추적할지 등 금융당국과 학계에 자문을 구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수사를 발전시켜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 정권 당시)합수단 명맥이 잠시 끊어진 동안 기본적으로 사건이 많이 쌓였다”며 “가장 뼈아픈 건, 배테랑 검사에서 젊은 검사들로 이어져 내려오던 수사 명맥이 끊겼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공백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사역량을 갖춘 인력을 기존보다 2~3배 충원해 꾸준히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재 합수단이 맡고 있는 사건은 20여건 정도다. 재출범 이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으나 여전히 총 인력은 검사, 수사관, 유관기관 직원 등을 포함해 50여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는 “출범 초기 검사 7명으로 시작해 3명 증원이 되기는 했으나 정식 발령이 아닌 지원 형식이었다”며 “현실적으로 증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의 회사만 봐선 안 되고 연결된 여러 기업을 함께 봐야만 패턴과 수법을 알 수 있다”며 “인력을 공격적으로 투입하지 못한다면 꼬리에 꼬리를 문 기업사냥꾼 등을 일망타진할 수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 25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전문수사인력 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단 단장은 마지막으로 “각 (합수단) 구성원들은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 행위 적발로 자본시장의 건정성을 지킨다는 사명감 아래 야근이나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이나 기업사냥꾼들에 대한 수사에 앞으로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력 부족 등 현 상황에 대한 불평하기보다는 현재 맡겨진 수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금융·증권시장 건전성 확보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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