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을 두고 외교부가 연일 수습에 나서고 있다. 외교부는 26일에도 “안보 상황에 대한 얘기였다”며 “이란이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은 이날 ‘김태현의 뉴스쇼(SBS라디오)’에 출연해 사회자가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한 외교적 해법을 묻자 “별로 곤란할 것은 없다”며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은 UAE 현지에 우리 아크 부대 장병들이 근무하지 않느냐. 현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잘 직시하면서 근무하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차관은 또 “그런 뜻은 이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일 필요하다면 소통을 더 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본적인 취지가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오해를 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UAE 순방 중 현지에 파병된 국군 아크 부대를 찾아 장병들에게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이후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걸프 국가 간 우호적인 관계를 간섭하는 것”이라며 반발했고 급기야 양국 사이 최대 현안인 동결 자금 문제까지 거론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외교부는 “대통령께서 UAE 현지에 근무하는 우리 장병들에게 현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직시하라고 당부하신 말씀”이라고 수차례 밝히며 논란을 진화하는 데 힘썼다.
한편 이 차관은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 기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과 협의해 중국을 한 번 방문할 생각”이라며 방중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실제로는 (윤 대통령의 중국) 방문 계획이 아직 준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차관은 “시진핑 주석이 2014년 이후에는 한 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다. 그 대신 2017년·2019년 (한국 정상이) 두 번 중국에 가셨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시 주석이 방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방중보다 시 주석의 방한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 차관은 윤 대통령이 11일 국방부 연두 업무 보고에서 ‘자체 핵무장’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확장 억제가 필요하고 그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제가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그 맥락을 잘 이해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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