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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소비 -0.2%”…“미시간 인플레기대 추가하락”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의 지난해 12월과 11월, 소비가 감소했다. 월마트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 수준에서 나온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추가 하락한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0.9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25% 0.08% 뛰었는데요. 테슬라는 이날 11% 폭등했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56%까지 올랐습니다.

이날 오전 증시는 인텔의 암울한 실적 전망에 석유업체 셰브론의 부진이 겹치면서 방향을 잡기 어려워했는데요. 인텔이 6.41%, 셰브론이 4.37% 빠졌습니다. PCE 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도 함께 내려오고 있다는 점도 봐둬야 하죠. 장 막판에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12월 PCE와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 증시 전망 등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근원 PCE 1년 여만 최저치 근원 서비스는 0.32% 아직 견고”…“지난해 12월 실질 소비 -0.3% 예상치 -0.1% 밑돌아”


우선 PCE부터 보죠. 이날 나온 지난해 12월 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5.0%, 전월 대비 0.1% 상승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이 각각 5.0%, 0.0%로 대략 비슷합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CE는 1년 전보다 4.4%, 전달에 비해서는 0.3% 올라 예상치와 같았는데요.

근원 PCE(전년 대비 기준)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로버트 프릭 해군 연방신용협동조합의 기업 이코노미스트는 “소득은 늘고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있다”며 “만약 물가가 꾸준히 하락한다면 미국인들은 경제적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요.

인플레이션이 계속 감소하고 있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수치가 없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하고 있지만 지난해 중반 40여 년 만의 최대폭이었던 수준보다 느려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는데요.

이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포함해 연준 인사들이 중요 시하는 슈퍼 근원 서비스 물가(서비스 물가-주택부문 물가)가 12월에 전월 대비 0.32% 증가했는데요. 근원 서비스 부문의 상대적 강세가 여전한 셈이죠.

특히 이번 PCE는 물가와 함께 소비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개인소비가 12월에 -0.2%를 기록한 건데요. 11월은 당초 0.1%에서 -0.1%로 수정됐습니다. 마이너스 전환인데요. 10월도 0.9%에서 0.8%로 바뀌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수치는 낙폭이 좀더 큽니다. 12월에 -0.3%가 나왔는데요. 이는 월가 전망치 -0.1%보다 더 낮습니다. 11월은 -0.2%(기존 0.0%), 10월 0.4%(기존 0.5%)인데요. 실질 소비는 상품이 -0.9%로 감소했고, 서비스는 0.0%로 정체한 것으로 나옵니다.

12월 PCE 추이.


이들 내용을 종합하면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있으나 △서비스 부문 물가 아직 견조 △소비가 잘 버텨야 침체 피할 수 있는데 소비 하락 등인데요. 원래는 소비가 둔화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게 맞는 그림이고 연준도 이를 원하지만 서비스 물가가 생각보다 안 떨어진다는 뜻인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 PCE 물가의 둔화에도 렌트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물가가 아직 강하다”며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내려가고 있다는 증거가 부족한 것은 파월 의장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가져갈 것이라는 그의 매파적 메시지가 유지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침체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데요.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 들어 몇 달 간 실질 소비가 증가한다고 해도 지난해 마지막에 안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소비성장률은 0%에 가까울 것”이라며 “1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1.5%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률 증가도 안 좋은 신호로 읽히는데요. 12월 저축률이 3.4%로 전달보다 0.5%p 뛰었습니다.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인데요. 빌 애덤스 코메리카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축률은 일반적으로 경기확장기 후반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빌려 쓰게 되면서 떨어졌다가 신용(대출·신용카드) 접근이 막히고 재량지출을 줄이면서 올라간다”고 전했습니다.

나빠지는 경기전망에 돈을 조금이나마 모아두려 한다는 건데요. 지금까지 가계에 여윳돈이 많았던 게 소비를 지켜줄 수 있는 도구로 여겨져왔지만 경기확장이 후반기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이처럼 저축률이 하락했다가 다시 오르는 것은 다르게 봐야 한다는 거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름 낀 경기전망에 저축률이 올랐다”고 해석했습니다.

“서머스, 금리인상에 전념할 때 아니지만 배제해서도 안 돼”…“자동차 대출 연체율 금융위기 시기 2009년보다도 높아”


실제 미국의 소비감소는 미국의 경기전망을 상당히 불확실하게 하는데요. 그동안 강력한 인플레이션 대응을 주문해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에 “여러 분기에 걸쳐 경제지표가 둔화하는 것을 감안할 때 (연준이) 금리인상에 전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경기의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조정을 위한 문을 열어놓되,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확 돌아설 수도 없다는 말인데요.

그는 “연준은 안개가 자욱한 밤에 차를 운전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갈 수 있게 최대한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수준과 비교하면 훨씬 덜 긴축적이며 지난 몇 달 동안 크게 완화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그것은 연준이 정책을 할 때 우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도 “12월 근원 PCE 수치는 연으로 환산하면 3.6% 상승”이라며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지만 기저 물가는 여전히 연준의 타깃을 상당히 뛰어넘는다. 할 일이 더 있다(more work to do)”라고 했죠. 올해 연준의 근원 PCE 목표치가 3.5%입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장기적으로 연준의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2.5% 수준에서 안착할 것으로 보기도 했는데요. 2월 0.25%p 기준금리 인상에도 찬성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40분 현재 2월 FOMC에서 0.25%p 인상 확률이 99.9%인데요. 서머스의 말처럼 둔화하는 지표들은 2월 0.25%p 가능성을 완전히 굳힙니다. 블룸버그는 “소비지출이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해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더 축소할 수 있는 길을 닦았다”고 전했는데요.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 확정치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상황에서 연준이 상당히 곤란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지금의 반으로 더 줄여야한다. 내부적으로 금리를 어떻게 할지에 관한 얘기가 나오더라도 (겉으로는) 매파적인 것을 유지해야 하는 불편한 위치에 있다”고 했는데요.

경기가 좋지 않은 조짐은 더 있습니다. 미국에서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데요. 피치 레이팅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최소 60일 이상 연체한 이들의 비율이 5.67%라고 합니다. 2021년 4월에는 2.58%에 불과했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점이었던 2009년 1월의 5.04%보다도 높습니다. 2022년 기준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차량을 압류당하는 건수도 전년 대비 11% 상승했다는데요.

미국에서 차가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자동차 관련 대출 부실은 의미가 있습니다. 취약층에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인데요. 금리도 많이 올랐습니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신차 기준 지난해 12월의 자동차 대출금리가 평균 8.02%로 1년 전 5.15%보다 2.87%p 뛰었다고 하는데요.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입니다.

이제 긍정적인 소식도 보죠. 미시간대에서 이날 1월 인플레이션 기대 확정치를 내놓았는데 속보치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년 뒤 물가를 점치는 1년 인플레이션 기대가 속보치 4.0%에서 0.1%p 내려간 3.9%로 나왔는데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연준이 중시하는 장기 인플레 기대인 5년 이상 수치도 3.0%에서 2.9%로 하락했는데요. 소비자심리지수도 64.6에서 64.9로 0.3포인트 더 올라갔습니다.

다만, 미시간대 측도 “소비자 심리를 보면 앞으로 현저한 하방 위험이 있다. 소비자의 3분의2가 경기침체를 예상한다”고 해두었는데요. 당분간 더 봐야 한다는 뜻이겠습니다.

“증시, 나스닥 200일 이동평균선·S&P 4100선이 중요”…“달러가 랠리 지속하는데 핵심일 수도”


마지막으로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약 29%가 실적 보고를 했는데 이중 69%가 월가의 예상을 깨는 주당순이익(EPS)을 냈다고 하는데요. 이는 5년 치 평균 77%를 밑돕니다. 또 이날 기준으로 어닝 감소율은 1년 전과 비교해 -5%라고 하는데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좋지 않죠.

하지만 증시는 오르고 있는데요. 마켓워치에 따르면 나스닥이 지난해 1월14일 이후 약 1년 만에 200일 이동평균선(1만1506.80)을 넘어섰습니다. 200일 이평선을 뚫고 올라가면 추세적인 방향 전환의 신호일 수도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적극적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장에서는 S&P500이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인 4100선에 접근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보고 있다는데요. 이날 S&P는 4070.56에 마감했습니다.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변곡점에 있다”며 “여기에서 뚫고 나가거나 다시 주저앉을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최근 증시 상황에서는 콜옵션(매수권리)을 사는 것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미국 가계 저축률 추이. 제이슨 퍼먼 교수


단기적으로는 다음 주인 현지 시간 31일 나올 지난해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와 2월 FOMC가 관건입니다. 블룸버그 집계치를 보면 ECI는 전기 대비 1.1% 증가할 것이라고 조사됐는데요. 3분기가 1.2%였으니까 조금 더 약화하는 겁니다. 2월 FOMC는 0.25%p는 확정이지만 파월 의장이 얼마나 매파적으로 나오느냐가 관건일텐데요.

그 뒤로는 3일에 있을 1월 고용보고서가 중요하겠죠. 블룸버그 전망치 중앙값이 18만8000개로 12월(22만3000개)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실업률은 3.6%로 전달(3.5%)보다 약간 더 상승할 전망입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로는 4.3%가 예상되는데요. 하루 전인 2일에 있을 애플의 실적 발표도 기술주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죠.

전체적으로는 달러 움직임이 핵심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만약 시장이 달러반등을 무시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황소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은 전반적으로 랠리에 부정적입니다. 그는 “모든 신호가 2023년 경착륙을 한다는 것”이라며 “명목 기준으로 7% 넘게 성장하는 미국 경제를 둔화키시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는데요.

에릭 뮬러 무치니히앤코 헤드는 “정책금리 변동성의 많은 부분은 인플레이션 경로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경기둔화의 위험과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같이 보면서 대응해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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