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지 두 달여 만인 28일(현지 시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 내의 경쟁이 서서히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세일럼의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연설에서 2020년 대선에서 대결을 벌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그들은 내가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전 같지 않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나는 더 화가 나 있으며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후에 출마 선언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선거운동 일정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고전한 데 대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출마 선언을 강행했다. 그러나 이후 인종차별주의자와의 만찬, 헌정 중단 요구 발언 등 연신 헛발질하면서 당내 지지가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기밀문서 유출, 의회 폭동 선동 혐의에 대한 특검 수사 등 사법 리스크도 계속되고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에게 두 자릿수 격차로 지는 여론조사도 나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사실상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후 추가적인 악재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바이든 대통령도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등 정치적 상황이 바뀌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위상에도 변화가 생긴 모습이다. 공화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의 14~15일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기록하면서 디샌티스 주지사(31%)를 크게 앞서기도 했다. 다만 다른 예비 후보들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역시 이전처럼 공고하지는 않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후보 경선이 다른 주보다 일찍 진행돼 핵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대규모 군중 동원 집회 대신 소규모로 선거운동을 진행, 선거운동 방식 자체도 더 전통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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