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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춥고 실내는 ‘여진 공포’”…튀르키예 현지인이 전한 참상

여진 공포에 폭설 등 악천후까지 겹쳐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사람들이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앞에 불을 피우고 몸을 녹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로이터연합뉴스


“지진에 놀라 밖으로 뛰쳐나온 사람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건물 안으로 되돌아갔지만 여진 탓에 다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지난 월요일(6일)부터 수많은 튀르키예 사람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규모 7.8의 강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의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 거주 중인 미국인 BJ 리처드슨(45)씨가 7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전한 참상이다. 지난 7년간 가지안테프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그는 지진 발생 당시 상황에 대해 “이 지역에는 지진이 간혹 발생하지만 이번 지진은 확실히 더 심각했다”며 “지진이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지진 발생 당일 그는 새벽 4시17분께 진동을 느끼고 눈을 떴다. 창문을 열자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달려가는 소리와 함께 창문 유리 등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첫 지진의 진동은 1분 이상 지속됐는데 그는 “영겁(eternity)의 시간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흔들림이 사그라들자 그는 노트북과 가방, 약간의 먹을거리를 챙겨 밖으로 나와 먼저 밖으로 대피한 이들 무리에 합류했다. 하지만 비와 눈이 내리는 추운 날씨 탓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실내로 들어가야 했다. 잠시 후 강한 여진이 이어지면서 또 다시 밖으로 나오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차드슨은 “하루 종일 바깥에 있을 수는 없었지만 실내도 안전하지 않았다”며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오전 8시께 간신히 택시를 잡아 탄 그는 이재민들을 위해 체육관을 개방한 학교로 향했다. 낡고 약한 주변 대부분의 건물과 달리 철골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튼튼한 건물이었다. 점심께에는 거주하던 건물의 관리인으로부터 앞으로 72시간 동안 집에 돌아가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대피소에서 200여명의 다른 주민들과 지진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버텼다.

이튿 날부터는 대피소에 모여있던 이들이 가족을 찾고 담요와 음식 등 구호품을 얻기 위해 하나둘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많은 도로들이 완전히 파괴되거나 건물 잔해들로 막힌 상태였다. 도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당국은 구조대원들을 태운 필수 차량만 통행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는 현지의 상황을 ‘비상사태’라고 표현했다. 현재 확보한 식량으로는 사흘도 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전기가 끊기지 않았지만 이미 일부 주유소에서 기름이 바닥나는 등 언제 연료가 떨어질지 모른다. 그는 “대부분의 관심이 도심 지역에 집중되고 있으나 수많은 작은 마을들도 이번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은 그저 하루하루 살아남고 싶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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