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중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선두 자리를 둘러싼 김기현·안철수 당 대표 후보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당원권 강화, 합종연횡 카드로 지지율 박스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 후보는 19일 여의도 국회에서 당원권 강화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당원 선거인단 및 배심원제를 실시해 공천권을 당원들에게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비례대표 후보군을 선정하면 책임당원 선거인단이 당선 순위를 직접 결정하고 배심원단에게는 저질 행태를 보인 의원들의 공천 신청권 박탈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 골자다.
국정 발목 잡기로 일관하는 야당 의원들의 지역구를 탈환하기 위한 총선 전략도 제시했다. 안 후보는 “혁신적 조기 공천으로 처럼회 같은 이재명 호위 부대를 심판할 것”이라며 “개혁 대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 15~20곳을 선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추가 연대를 모색하며 지지율 50% 벽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 조경태 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낸 김 후보는 최근 윤상현 의원과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윤 의원이 ‘수도권 승리론’을 강조하며 안 후보와 밀착했지만 ‘윤석열 정부’ 성공을 명분으로 뭉칠 수 있다고 김 후보 측은 판단한다.
다만 윤 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남은 전당대회 기간 중 특정 후보와의 연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요지로 말했다.
17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엄중한 제재’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네거티브 자제령을 내렸지만 두 후보 간의 거친 설전은 계속됐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울산 KTX 역세권 의혹을 완전히 털고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기기가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다”며 땅 투기 의혹을 연일 추궁했다. 김 후보는 “흑색선전을 일삼는 것을 보니 민주당 DNA를 가진 것 같다”며 “패색이 짙어져 답답하겠지만 이런 극약 처방은 유치하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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