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주재한 미국 외교관 및 정보 요원들에게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공격일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당국의 결론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보 기관 관계자를 인용,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공격이나 에너지 무기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내렸다고 보도했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처음 발견된 원인 미상의 질병으로, 현기증과 두통, 피로, 메스꺼움, 인지 장애 등 증상을 동반한다. 아바나에서 첫 보고 이후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주재한 미국 외교관 및 정보요원과 그 가족에게서 유사한 사례가 집단적으로 보고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 기관이 합동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러시아나 중국의 극초단파 공격 가능성에 내심 무게를 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 같은 공격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그간 의혹이 사실상 근거없는 주장으로 판명나게 됐다.
WP는 "7개 정보기관이 대략 1000건의 사례를 조사했다"며 "이 중 5개 기관이 적국의 공격이나 에너지 무기 등과 같은 의도적 행동으로 이 같은 증상이 발현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내렸다"고 전했다. 다만 정보 당국은 새로운 가설이나 증거가 발견될 경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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