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OTT다방] '일타 스캔들' 전도연의 또 다른 멜로… 비정한 세계에서 피어난 사랑 ‘무뢰한’

[리뷰] 하드보일드 멜로 영화 ‘무뢰한'

살인자의 여자를 만나게 된 형사

드라마 ‘일타 스캔들' 전도연, ‘아일랜드' 김남길 주연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영화 '무뢰한' 스틸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전도연은 정말 신기한 배우다. 단순히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만든다. 최근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는 전도연 표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이며 무거운 연기부터 러블리한 연기까지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하기도 했다.

그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 있었으니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이다. ‘무뢰한’은 하드보일드 멜로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일타 스캔들’에서와는 또 다른 매력의 전도연 표 멜로 연기를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무뢰한’은 형사 정재곤(김남길)이 살인자 박준길(박성웅)을 잡기 위해 그의 애인인 김혜경(전도연)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반적인 멜로물과는 다르게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멜로를 선보인 ‘무뢰한’은 41만 명이라는 저조한 관객 수를 기록하며 흥행에는 참패했다. 하지만 제68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했고 배우 김남길의 재발견과 전도연의 독보적 연기라는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혜경은 단란 주점 마카오에서 일하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도망자 신세가 되고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혜경은 여전히 준길을 기다린다. 재곤은 범인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사다. 그는 준길을 잡기 위해 혜경을 이용하고자 하고, 신분을 숨긴 채 단란주점의 영업 상무로 잠입하게 된다. 퇴폐적이고 강해 보이기만 했던 혜경의 내면에 자리한 외로움과 눈물, 순수함을 느낀 재곤은 점차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건 혜경도 마찬가지였다. 혜경은 재곤에게 돈을 얻어 내기 위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번 연락 두절이 되고 자신에게 돈만 요구하는 준길에게 지친 혜경은 그의 빈자리를 대신해 준 재곤에게 의지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치였음에도 이번만큼은 진짜 사랑인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되는 혜경이다.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애틋하고 절절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거짓으로 시작된 사랑이었기에 철저히 감정을 억누르고 숨긴다. 진심인 듯 아닌 듯, 재곤과 혜경이 점차 가까워질수록 더욱 차갑고 절제된 연출을 선택한다. 가슴 설레는 멜로와는 거리가 멀다. 하드보일드 멜로 다운 건조한 연출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과장해서 표현하지 않는다.



영화는 비정한 세계 속에서 살아남고자 했고 사랑받고자 했던 혜경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혜경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주하고 싶은 인물이다. 내면에는 외로움과 여린 마음을 지녔다는 점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이런 그에게 주변 남자들은 무뢰한 같은 존재들이다. 준길은 혜경을 외롭게 만들고, 재곤은 그의 진심을 이용한다. 동료 형사인 문기범(곽도원)과 준길의 적대자인 민영기(김민재)도 하나같이 혜경을 무시하고 위협한다. 그저 사랑을 꿈꿨던 혜경은 내면의 외로움을 철저히 숨긴다. 재곤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전도연은 JTBC ‘방구석 1열'에서 작품의 비하인드를 밝힌 바 있다. 그는 혜경이라는 인물에 대해 “화류계 종사자인 혜경이 대본만 봤을 때엔 전형적인 캐릭터가 될 것 같았다”라며 “그렇게 할 거면 날 캐스팅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라고 말했고, 이에 오승욱 감독은 캐릭터 해석을 전도연에게 믿고 맡겼다고 한다. 전도연의 캐릭터 해석 능력과 연기력 덕분에 혜경은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김남길의 새로운 모습도 눈에 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비담, ‘나쁜 남자’의 심건욱 등 강렬한 연기를 위주로 선보였던 그는 거의 처음으로 힘을 뺀 연기에 도전했다. 어딘가 결핍이 있어 보이는 힘 빠진 걸음걸이부터 진심을 숨기기 위한 절제된 표정과 행동까지, 여태껏 보여주지 않았던 연기를 선보여 배우 김남길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무뢰한’은 아름답고 비현실적인 사랑 혹은 과장된 감정 표현을 강조하는 현대의 로맨스물과 다르다.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지언정 건조하고 절제된 멜로를 느린 호흡으로 진득하게 끌고 나간다. 뜨겁게 불타올라 빠르게 사라지는 사랑이 아닌, 차갑고 천천히 그리고 진하게 스며드는 사랑을 그렸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식평: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영화

+요약


제목 : 무뢰한(2015)

감독 : 오승욱

각본 : 오승욱

출연 :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

장르 : 멜로/로맨스, 드라마

개봉 : 2015년 05월 27일

러닝타임 : 118분

볼 수 있는 곳 : 왓챠, 넷플릭스, 티빙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