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식량 부족이 예상되는 북한이 5일 정신력만 강하면 어떤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다며 주민들의 각성을 주문했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알곡생산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라는 지침이 내려진 이후 본격적인 ‘정신 교육’에 나선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국가 발전의 동력은 수백만 당원들과 인민들의 무한한 정신력이다’ 제하 1면 기사에서 “인민대중의 강한 정신력이야말로 천만금의 재부에도 비길 수 없는 민족의 제일재보이며 핵무기보다 더 위력한 최강의 무기”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일, 군수공업 부문이 제작한 농기계 5500여대를 황해남도에 전달한 일, 농촌 주택을 건설한 성과 등을 언급하며 “위대한 정신력이 안아온 필연적 결과”라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대중의 정신력만 발동되면 만사가 다 풀리고 당의 구상은 아무리 방대한 것이라고 해도 반드시 변혁적 실체로 이어진다는 것이 혁명의 연대마다 검증된 불변의 진리”라며 “모두 다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두리(둘레)에 철통같이 뭉쳐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위하여, 우리 국가의 자존과 인민의 복리를 위하여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했다.
특히 신문은 씨뿌리기(파종) 시기를 앞두고 간부들에게 “객관적 환경에 빙자하면서 모든 일을 형식주의, 요령주의적으로 대한다면 (중략) 결국에는 알곡 소출이 감소되고 나라의 쌀독을 곯게 한 후과는 그 무엇으로써도 만회할 수 없다”며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러나 북한당국에서 어떤 농촌 지원 정책을 펴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앞서 통일부는 북한 전원회의의 총평을 통해 “가시적 대책 없이 기존 구호를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3일(현지시간) 북한의 식량 사정 악화로 아사자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루카스 렌히포-켈러 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유엔과 한국 정부 모두 교역현황과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북한 내 식량공급이 “인간이 최소한의 필요를 채울 양 아래로 감소했다”고 CNN에 전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공개한 ‘2022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1년 사이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는 총 10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1.6%로 집계됐다.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상반기 가뭄과 여름철 홍수 등 기상악화와 비료 수급 불안 탓이다. 고난의 행군 당시에는 식량·경제난으로 인해 북한 주민 수십만~수백만 명이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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