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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日 ‘미래 파트너’ 되려면 낮은 자세로 피해자 설득 노력 더해야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에서 조성한 재원으로 판결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 해법을 발표했다. 외교부는 6일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포스코 등 16곳의 국내 청구권자금 수혜 기업의 기부로 재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게이단렌은 양국 기업들의 출연으로 ‘미래청년기금’을 공동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수출 규제 해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정상화, 정상 셔틀 외교 복원 등 관계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피고(전범) 기업의 배상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색된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한다. 이제 과거사 문제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 가치에 바탕을 두고 역내 평화·안보와 산업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다만 2018년 한국 대법원에서 배상 책임이 인정된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등이 판결금 조성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반쪽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약식 회견에서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했을 뿐 ‘사죄와 반성’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점도 실망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발표에 대해 ‘외교 참사’라며 정치 선동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삼전도의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의 최대 치욕”이라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토착 왜구, 죽창가’ 등을 거론하면서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한일 관계를 최악으로 몰아넣은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민주당은 시대착오적인 반일 정서에 매달리지 말고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이 미래를 지향하는 ‘협력 파트너’가 되려면 낮은 자세로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피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금 참여 등 보다 성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피해자와 우리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안이한 자세로 대처하다가 역풍을 맞았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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