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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도 '스타 캐스팅'에 고급화…"소극장 생태계 파괴될라" 우려

김유정·박해수·손석구 등 무대에

대극장 공연 늘고 최고 10만원 안팎

대학로 일대 소극장 시장잠식 위기

관객은 "볼거리 풍성""비싸져 부담"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한 장면. 사진 제공=쇼노트




국내 연극판이 커지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은 배우들이 속속 연극계로 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더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대극장 연극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횟수도 늘었다. 하지만 연극판이 커지는 데 따르는 부작용을 염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스타 캐스팅’ 연극으로는 지난 1월 28일 개막해 배우 김성철·김유정·전소민 등이 출연 중인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꼽힌다. 오는 31일 개막 예정인 연극 ‘파우스트’ 또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을 통해 대중과 친숙해진 배우 박해수가 악마 ‘메피스토’ 역을 맡는다. 이외에도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영화 ‘범죄도시 2’로 이름을 알린 배우 손석구도 오는 6월 개막하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를 통해 무대에 오른다.

‘스타’들의 출연과 함께 대극장 연극 공연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 ‘2022년 결산 공연시장 동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9건에 불과했던 1000석 이상 공연 건수는 2021년 59건, 2022년 71건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직 전통적 강자인 100~300석 미만의 소극장 공연 건수가 전체 공연 건수의 48%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극장 연극의 성장세 또한 가파르다. 대극장 연극을 향한 관객의 인기도 뜨겁다. 19일 기준 인터파크 연극 연간 예매 랭킹 1위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차지했다. 뮤지컬과 콘서트를 포함한 랭킹에서도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연간 순위는 5위에 달한다. 인지도 높은 배우와 화려한 무대를 무기로 내세운 대극장 연극에 관객들의 선택도 이어지는 것이다.



대극장 공연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극장이 받게 될 타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황승경 연극평론가는 “대학로 소극장 같은 경우에는 실험성·모험성을 표방한 연극을 하면서 자생력을 키워왔는데 대극장 연극이 늘어나면서 이를 잠식당하는 경향이 커졌다”면서 “관객들이 소극장 연극을 더 생소하게 여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연극 티켓값의 상승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최고가는 국내 연극 사상 최초로 11만 원을 기록했다. 연극 ‘파우스트’의 최고가도 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개막한 대극장 연극 ‘리차드 3세’·‘햄릿’·‘갈매기’의 최고가보다 9000원 높아진 가격이다.

업계는 높아진 물가와 화려해진 공연 무대를 가격 상승의 이유로 든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관계자 또한 “물가 상승에 따라 무대 세트·조명·의상 등 제작 비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 “22명의 배우들이 무대에 서는 대규모 연극인 데다가 셰익스피어가 살던 16세기를 고증하기 위해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화려한 의상을 많이 제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평소 연극을 즐겨본다는 박민경(24) 씨는 “높아진 가격 때문에 보고 싶었던 공연을 포기할 때가 있다”면서도 “비싼 가격에 걸맞은 무대장치·조명·소품·의상의 화려함과 정교함을 느낄 수 있다면 티켓 가격에 납득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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