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의 구속영장이 또다시 기각됐다.
유환우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5시간 동안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신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사실관계는 상당 정도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외에 있는 공범 수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주요 공범이 체포돼 별도의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일부 혐의에 다툴 여지가 있어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 행사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에 임하는 태도와 가족관계 등을 고려할 때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신 전 대표는 권도형(32)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그는 테라·루나 코인 기반의 결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속여 투자금 1400억 원을 유치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코인의 폭락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이를 숨긴 채 코인을 고점에 팔아 1400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이 신 전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공모규제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배임증재, 업무상 배임 혐의 등 모두 6개다.
신 전 대표에 대해 구속 영장이 청구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에도 신 전 대표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검찰은 이후 4개월간 보완 수사를 진행한 끝에 신 전 대표가 소셜커머스 기업 ‘티몬’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할 당시, 유 모(38) 티몬 전 대표에게 “테라가 간편결제 수단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홍보해달라”고 청탁한 혐의와 이를 대가로 코인을 제공한 혐의를 추가로 확인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범죄 혐의만 범죄 사실에 담았기 때문에 권 대표가 한국에 들어와 추가 조사가 진행되면 신 전 대표에 대한 혐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의 청탁을 받은 유 전 대표에 대해서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유 전 대표의 영장심사는 오는 3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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