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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횟수 줄여주는 신약, 빈혈 환자들에겐 큰 의미"

■ 신호진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잦은 수혈, 부작용 부담 큰데 삶의 질 저하도 심해

세계 최초의 적혈구성숙제제, 국내도 곧 발매될듯

접근성 개선 없이는 환자들에게 혜택 돌아가지 못해

신호진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적혈구성숙제제 도입이 환자들에게 가져올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부산대병원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3명 중 2명은 60세 이상입니다. 연세가 많은 환자들은 가뜩이나 병원에 갈 일이 잦은데 한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수혈을 받으러 오는 일이 쉽겠습니까. 수혈 횟수를 줄여줄 수 있는 약이 나왔다는 건 환자들에게 의미가 큽니다.”

신호진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30일 서울경제와 만나 “잦은 수혈로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겪는 빈혈 환자들에게 하루 빨리 적혈구성숙제제의 혜택이 돌아가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Myelodysplastic Syndrome) 환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저도위험 환자는 고리철적혈모구(ring siderblasts)를 동반한다. 고리철적혈모구는 핵 주위를 둘러싼 미토콘드리아 속에 철이 과다 축적되어 고리 모양을 띄는 적혈모구세포로 헤모글로빈이 없다. 적혈구 본연의 임무인 산소 운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적혈구를 채워줘야 하는데 기존에 주로 쓰이던 적혈구형성자극제는 반응률이 낮은 데다 처방 자체가 부적합한 경우가 많았다.



신 교수는 “고위험군이라면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시행하지만 사망 위험이 따르는 고난도 치료법인 만큼 저도위험군에서는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는다”며 “결국 MDS 환자 대부분이 적혈구 수혈에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혈이라고 몸에 좋을리 만무하다. 감염, 알레르기, 발진 등의 부작용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장기간 반복적으로 수혈하다 보면 체내 철분이 쌓인다. 자연히 철을 배출시키는 기전이 없다보니 철을 제거하는 치료를 병행해야하는 만큼 지켜보는 의료진조차 안타까운 순간이 많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는 혈액수급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질환 자체의 어려움과 잦은 수혈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안고 하루하루 버텨오던 환자들은 혈액수급이 불안정해졌다는 소식에 ‘제 때 수혈받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까지 삼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엔데믹이 다가오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여전히 한 번에 한 유닛의 적혈구 수혈만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신 교수는 “적혈구성숙제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3명 중 1명은 매월 혹은 격주로 수혈을 받다가 4개월에 1번씩 수혈을 받는 효과를 본다”며 “신약이 도입되면 국내 MDS 환자의 삶과 예후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유일한 적혈구성숙제제인 레블로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을 뿐 아직 국내 발매 전이다. 언제 보험급여가 가능할지는 기약조차 없다. 그는 “비급여 가격이 고가로 책정된다면 현실적으로 사용이 어렵다”며 “획기적인 신약이 그림의 떡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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