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앞으로 5년 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부채가 코로나19 당시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의 부채 수준이 높으면 예상치 못한 경제 불안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줄어든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IMF는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지난해 91.1%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8년에는 99.6%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부채비율이었던 2020년(99.7%)과 유사한 수준이다. 팬데믹 당시 각국은 경제 부양을 위해 공공지출을 늘린 바 있다.
IMF 측은 미국과 중국의 부채 증가가 세계의 부채비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121.7%에서 2028년 136.2%로 늘 예정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77.1%였던 중국은 5년 후 104.9%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일본과 영국·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의 부채 부담이 GDP의 5% 이상 늘어날 것으로 IMF는 분석했다.
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은 “은행 위기로 경기 침체와 신용 경색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같이 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은 세계경제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재정적 완충장치를 재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올해 말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나왔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는 “연준 내 담당자들은 최근 은행 부문의 흐름이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고려할 때 올해 말부터 경미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으며 이후 2년에 걸쳐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준 내부에서 침체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 금리 인상 주기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연준 위원들 역시 은행 혼란으로 인한 경제 둔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의록은 “위원들은 그동안 올린 기준금리의 영향과 이번 은행 부문의 상황 전개가 맞물려 올해 실질 GDP 성장이 장기 추세 이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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