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소사이어티', '그들만이 사는 세계' 등 여러 단어로 표현되는 대한민국 최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이른바 '최고급 주거상품'의 시장에서는 분양 마케팅 역시 VVIP의 특성을 고려한 형태로 진행된다
연예인, 유명 기업가나 자산가 등 인지도가 있는 VVIP들은 일반, 외부의 노출에 부담이 크다. 이와 같은 그들의 특성을 고려해 최고급 주거상품의 마케팅은 보통 이들을 위한 프라이빗한 마케팅과 일반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외적 마케팅의 이원화 전략을 사용한다.
VVIP들을 대상으로는 수 개월 전부터 상품 관련 정보 전달과 동·호수 선택 안내까지 밀착 마케팅을 진행하며, 이는 더욱더 특별히 관리함으로써 견고히 신뢰도를 쌓는 것이 목적이다. 대외적 마케팅은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홍보활동과 더불어 청약일정 등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러한 결과로 대다수의 고급 주거 상품들이 청약 경쟁률과는 무관하게 오픈 후 계약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고급 주거 상품 분양 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VVIP 마케팅의 선호도가 높다. 현행법상 분양광고를 내보내고 청약을 받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관련 일정은 동일하게 진행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청약은 행정 절차상으로만 진행하고 경쟁률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은 축소하는 것이다.
이는 서울 강남 등지의 고급 주택들의 청약 경쟁률이 이슈가 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청약 접수는 거의 되지 않았는데 단기간에 완판되거나, 분양 소식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견본주택에 고급 외제차들이 줄지어 들어서는 등 나중에 이슈가 되는 곳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을 이슈화 시키면 묻지마 청약 등으로 시장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며 “구매 의사를 명확히 밝힌 VVIP들이 있기 때문에 일반 청약에 집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성수동 ‘트리마제’를 꼽을 수 있다. ‘트리마제’는 2014년 분양 당시 688가구 공급에 총 23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여론도 있었지만 업계의 중론은 VVIP들을 위한 마케팅으로 의도된 결과라고 평했다. 현재 ‘트리마제’는 성수동 3대장 중 하나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사례로는 대전 최상급지 둔산동에 들어서는 '그랑 르피에드'가 있다. ‘그랑 르피에드’ 역시 청약 성적과는 별개로 견본주택 개관 이후 계약을 위해 찾은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 서울 광진구에 공급된 ‘더라움 펜트하우스’ 역시 일부 타입이 미달되는 등 청약에서 약세를 보였으나, 선착순 계약에서 모든 호실의 계약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최근 여의도에서 공급 중인 아크로 여의도 더원, 앙사나 레지던스 등도 VVIP들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진행 하고 있다.
이제는 분양의 패러다임도 정형화된 형태를 벗어나 아파트,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 상품의 특성과 타깃 고객에 맞춘 디테일한 마케팅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한 다양한 전략도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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