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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시선으로 담아낸 세계의 균열과 붕괴 그리고 성장 '클로즈'[오영이]

[리뷰] 내달 3일 개봉 영화 ‘클로즈’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새로운 세계 마주한 두 소년의 갈등과 성장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클로즈’ 스틸 / 사진=찬란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매번 새로운 상황과 마주한다. 익숙했던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즐거울 수도 혹은 썩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클로즈’(감독 루카스 돈트)는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에덴 담브린)와 레미(구스타브 드 와엘), 두 소년이 마주해야 했던 시리도록 아름다운 계절을 담은 작품이다. 중학교 입학 후 친구들로부터 관계에 대한 의심을 받고 마음의 균열을 경험하게 된 어린 소년들의 감정을 섬세하고 세밀한 시선으로 쫓는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날마다 함께 해 온 레오와 레미는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다. 둘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즐거웠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서로 힘이 되어줬다. 이토록 견고하게만 보이던 두 소년의 세계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균열되기 시작한다.

레오와 레미는 중학교에서 세상의 편견을 마주한다. 반 친구들은 둘의 관계를 우정 이상으로 의심하고 괴롭힌다. 남자아이들 집단에 끼고 싶었던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기 위해 안 하던 행동들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깊어져만 가는 균열은 결국 두 소년의 세계를 붕괴시킨다.



영화의 전반부는 사회화 과정을 처음 경험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다면, 후반부는 레오가 레미의 죽음을 직면하는 과정이 극을 이끈다. 어린 나이에 상실을 경험한 레오는 그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죄책감, 두려움, 그리움과 같은 여러 감정이 뒤섞여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레미의 시간은 멈췄지만 계절이 지나 꽃밭의 꽃은 다시 피고, 레미 어머니의 일터인 조산원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레오 또한 시간이 흐르며 레미의 죽음을 서서히 직면하고 이내 받아들인다. 너무나도 시리고 아픈 과정이지만 동시에 레오는 성장한다.



‘클로즈’는 사건보다 감정이 중심이 되는 영화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는 이러한 특징을 잘 살린다. 주연배우인 에덴 담브린과 구스타브 드 와엘은 첫 연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레오와 레미 캐릭터를 완벽히 구현했다. 특히 에덴 담브린은 섬세한 감정 신부터 감정을 분출하는 신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감독의 탁월한 연출도 감정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작품 속 자주 등장하는 클로즈업 촬영은 인물의 표정을 세밀하게 담아낸다. 또한 직접적인 대사가 아니라 대화 사이의 공백을 통해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는 배경 음악과 핸드헬드 촬영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관객에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유려한 연출이 빛나는 작품이다.





+요약

제목: 클로즈(Close)

장르: 드라마

연출: 루카스 돈트

출연: 에덴 담브린, 구스타브 드 와엘 등

배급: A24, 찬란

상영시간: 104분

상영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23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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