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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이 옆에 앉아 내 팔 만지작"…DMZ 美장교 황당순간

美 퇴역장교 '판문점서의 8년' 소개

"동료들 김여정이 여자친구냐 놀려"

"DMZ에 지뢰 200만개 문화 충격"

대니얼 에드워드 맥셰인 전 소령. 사진=유엔군 사령부 홈페이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유엔군 사령부 소속으로 DMZ에서 8년간 근무한 미 해군 퇴역장교 대니얼 에드워드 맥셰인 전 소령의 판문점 생활을 소개했다. 그는 DMZ 근무 기간 중 가장 어색했던 순간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만났을 때를 꼽았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러 판문점을 찾았는데, 회의 장소에서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팔을 가볍게 만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판문점에 근무하던 군인들이 김 부부장이 ‘여자친구’냐며 자신을 놀리기도 했다고 맥셰인 전 소령은 회상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판문점에서 최장기간 근무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 관계를 몸소 체험했다.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현장에서 지켜봤고, 전 세계 마지막 남은 냉전의 화약고에서 머리털이 쭈뼛 서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맥셰인 전 소령은 판문점 근무를 시작하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털어놨다. 근무 첫날 밤 주변에서 지뢰 한 발이 터졌고, 이튿날엔 두 개가 폭발했다며 “DMZ에 지뢰 200만 개가 흩뿌려져 있었다. 문화적 충격이었다”고 맥셰인 전 소령은 전했다.

그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오전 10시와 오후 5시 하루 두 차례 직통전화로 북한 측에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풀 깎는 작업 중이니 (오인해서) 쏘지 말라”는 식의 일상적 대화였다고 한다.



북미 양국 장교들이 판문점에서 가끔 마주치면 야구 얘기 같은 사적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북한군은 미국 과자 도리토스와 한국의 초코파이를 좋아했다고 맥셰인 전 소령은 말했다.

하지만 DMZ에서는 긴장을 내려놓을 수 없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는 2015년 DMZ를 순찰하던 한국 육군 하사 2명이 북한 목함지뢰에 중상을 입었을 때와, 2017년 북한군 병사가 총격을 뚫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했을 때는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판문점 주변의 기류도 얼어붙었다고 회고했다.

맥셰인 전 소령은 당초 2019년 6월 말 판문점 근무를 마치고 퇴역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하며 이루어진 깜짝 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그의 일정은 물거품이 됐다.

회담 당일 북한 장교들이 수십 개의 북한 인공기를 들고 나타났는데, 맥셰인 전 소령이 가진 미국 성조기는 3개뿐이었다. 이에 해병대 헬리콥터가 급히 서울로 날아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성조기를 조달해오는 일도 있었다.

현재 평택 미군기지에서 다친 미군 병사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그는 DMZ에서 자신이 목격한 남북한 데탕트가 “너무 짧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맥셰인 전 소령은 2018년 4월 당시 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 공동으로 심은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언급하며 “이 나무가 죽지 않도록 계속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NYT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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