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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뚫고 145야드 홀인원…박보겸, 생애 첫 우승

KLPGA 교촌 레이디스 오픈 최종

4타 줄여 합계 7언더로 역전승

후반 5번홀 15m 버디로 굳히기

2년간 시드 확보…투어 밑천 마련

“어버이날 큰 선물 드리게 돼 기뻐”

김우정 공동 2위·이예원 공동 12위

박보겸이 7일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어버이날이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후 첫 홀인원과 함께 신들린 퍼트감을 뽐낸 박보겸(25·안강건설)이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생애 첫 우승’을 선물했다.

박보겸은 7일 부산 기장의 아시아드CC(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 원)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137타로 데뷔 첫 우승을 작성했다. 4언더파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여유롭게 따돌린 박보겸은 60개 대회 출전 만에 처음 트로피를 들어 올려 우승 상금 1억 4400만 원을 챙겼다. 이 대회는 지난 5일과 6일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3라운드 54홀 규모에서 2라운드 36홀 경기로 축소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보겸을 우승 후보로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21년 데뷔한 박보겸은 2년 연속 ‘죽음의 시드전’을 거친 뒤 정규 투어에 살아남았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정규 투어 시드전에서는 33위에 그치면서 풀시드를 받지 못해 올 시즌 출전할 수 있는 대회 수도 한정적이었다. 이번 시즌 세 차례 출전한 정규 투어 대회에서 컷 통과는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이날 우승으로 2025시즌까 시드를 확보해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이어갈 밑천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 들어 박보겸은 출발부터 느낌이 좋았다. 악천후로 대부분 선수들이 고전하고 절반 이상이 경기를 시작하지도 못한 6일 1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전까지 그의 최고 성적은 2021년 9월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 5위였다.

이날도 비바람이 있었지만 박보겸의 날카로운 샷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를 시작한 10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으 11번 홀(파5)에서 버디로 곧장 타수를 만회한 박보겸은 16번 홀(파3·145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며 단숨에 2타를 줄여 선두로 올라섰다. 데뷔 처음이자 안소현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홀인원을 터뜨린 박보겸은 5000만 원 상당의 고급 침대도 부상으로 받았다. 후반 들어 3번 홀(파3)에서도 티샷을 핀 1m 남짓한 거리에 붙여 버디를 낚은 그는 5번(파4)과 6번 홀(파3) 연속 버디로 한때 2위 그룹과 격차를 5타 차까지 벌렸다. 특히 5번 홀에서는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7번 홀(파4)에서 아쉽게 한 타를 잃었지만 이날 박보겸은 데일리 베스트 타이인 4언더파 68타를 쳤다.

투어 역대 7번째 홀인원 기록 우승자가 된 박보겸은 “예상하지 못한 우승이어서 놀랍기도 한데 정말 기쁘다”며 “시드 걱정이 없어졌으니 제가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부모님께 최고의 선물을 안긴 그는 “항상 동행해 주시는 어머니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늘 긍정적인 말씀을 해주시는 아버지에게도 감사하다”며 “우승 상금으로 어버이날 선물 하나씩 해드릴 것”이라고 했다. 첫날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던 김우정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황정미, 문정민, 안선주, 홍정민과 함께 4언더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신인왕 이예원은 공동 12위(1언더파)다.

한편 이번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총상금 1억 2000만 엔)에 출전한 KLPGA 투어 간판 이소미와 김수지는 각각 공동 3위(6오버파)와 공동 10위(10오버파)에 올랐다. 박민지는 공동 20위(13오버파)다. 일본을 주 무대로 하는 신지애는 4오버파 292타를 기록, 우승자 요시다 유리(일본·1오버파)에 3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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