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중독된 남편과 이혼 후 여섯 살 아이를 위해 면접 교섭을 제한하고 아이의 성과 본을 자신의 성과 본으로 바꾸고 싶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마약에 손을 댄 남편과 이혼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의 남편은 자영업자로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는 “온화하던 남편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건 그때부터다.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치아가 상했고, 온종일 몸을 긁어 몸에 상처와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가 당시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 속 약물 중독자 캐릭터의 증상은 남편의 증상이 똑같았다. A씨 남편은 메스암페타민, 즉 필로폰에 중독돼 있었고, A씨는 “이미 경찰 조사가 시작돼서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혼 소송을 제기한 A씨는 “남편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 면접 교섭을 제한하고, 아이의 성과 본을 제 성과 본으로 변경하고 싶은데 가능하겠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들은 이명인 변호사는 “민법상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일방과 자녀는 상호 면접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면접 교섭권을 규정하고 있다”며 “가정법원은 자녀 복리를 위해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 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즉, 면접 교섭 배제의 기준은 미성년 자녀의 복리”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비양육친이 자녀에게 아동학대, 폭행, 성폭행 등 친권 상실 사유가 있는 경우나 비양육친에게 정신질환, 전염병, 알코올 중독 등의 질병이 있어도 배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원은 면접 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일부 발견되긴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면접 교섭이 이루어질 때에는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들을 고려한다”고 했다.
자녀의 성과 본을 A씨 성과 본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자녀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 그러나 이혼으로 인한 재혼 가정이 증가하면서 아빠와의 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등 자녀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나 차별 때문에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민법상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모 또는 자녀의 청구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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