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연내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 기준금리가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노무라홀딩스의 글로벌 시장조사 책임자인 롭 수바라만은 "수출 급감과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라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끝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노무라홀딩스는 한국과 인도가 이르면 각각 8월과 10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통신은 한국에 대해 4월 금리를 동결하며 인하 기대가 무산됐지만, 최근의 인플레이션 자료가 물가 상승 압력 완화를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2월(3.7%) 이후 1년 2개월 만에 3%대로 복귀했다.
다만 통신은 "원화는 올해 아시아 통화 중 평가 절하폭이 가장 컸다"며 "예상보다 이른 금리 인하는 원화의 하방 압박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제니퍼 쿠수마 선임 아시아금리전략가는 시장이 인도 기준금리에 대해 내년 6월까지 0.7%포인트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의 현재 기준금리는 6.5%로, 6차례 연속 인상된 뒤 지난달 동결됐다. 다만 ANZ는 인도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 신호를 더 확인하려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필리핀도 올해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국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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