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고자 인천관광공사가 다자녀 직원에게 인사 가점을 부여하는 특별승진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지적과 함께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3일 공사는 5급 이하 직원이 둘째 자녀를 낳으면 ‘인사 마일리지’ 가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인사 마일리지는 성과급 점수에 반영된다. 또 셋째 자녀가 태어나면 특별승진된다.
특별승진은 해당 직원의 승진 연한, 고과 등과 상관없이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승진시키는 제도다. 현행 인천관광공사 인사규정에는 공사 발전에 공로가 있거나 예산 절감, 불합리한 제도 개선, 재직 중 공적이 있는 직원이 공무로 사망한 경우 등에 한해 특별승진·승급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징계 등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승진이 가능하다. 공사는 올해 내부 규정을 개정하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4년부터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별승진 정책은 성별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부부가 모두 해당 공사에 재직 중이면 2명 모두 승진 대상에 포함된다.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인사계획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직원의 인식을 많이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임신과 출산, 일·가정 양립 등을 지원하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승진 정책을 놓고 공사 내부에서는 비판적 의견이 떠오르고 있다.
비혼 직원들은 “승진을 출생과 결부시키는 건 불합리하다”며 “현실과 괴리가 큰 데다가 상대적 박탈감까지 주는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자녀가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다자녀 우대 정책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또 지역 여성계에서도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선희 인천여성회 부회장은 “공공기관은 노동시간 단축, 일·가정 양립 등 저출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사업장”이라며 “저출생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대책을 시행하고, 홍보해야 한다. 다자녀 직원 특별승진 정책은 이런 고민 없이 눈에 보이는 정책을 세운 것이라 생각된다”고 한겨레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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