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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사업에 잇단 유동성 지원…재무 리스크 커지는 태영건설

계열사 사업에 현금·채무보증

PF사업장은 절반이 착공 못해

금융권 추가 자금조달도 차질





태영건설(009410)이 연초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으로부터 약 7000억 원의 유동성을 수혈 받아 급한 불은 껐지만 자금난이 풀리지 않고 있다. 김해·부천·울산 등에서 벌이고 있는 자체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미착공 사업장마저 늘어나고 있어 회사 자금을 연신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 매각이나 투자 유치를 위해 금융권을 두드리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달 김해 삼계 도시개발사업에 290억 원의 현금을 지원하고 1650억 원 한도 브리지론에 채무보증을 섰다. 김해 삼계 도시개발사업은 계열회사인 삼계개발이 경남 김해시 삼계동 산288번지 일원 토지를 사들여 직접 개발하는 사업이다. 같은 달 경기도 부천 공동주택 개발사업에도 105억 원을 지원했다. 계열사 네오시티가 부천시 오전동 148번지 일원 군부대 이전 부지에 4000세대 규모 공동주택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네오시티가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SPC에이원스트림(90억 원)과 퍼스트스톰(15억 원)이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체 분양 사업은 건설사의 자금 선투입 규모와 분양 성과에 사업 위험도가 달려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 미분양이 쌓이는 데다 자재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까지 크게 올라 사업 손실 위험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과중한 PF보증 규모도 태영건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태영건설이 개발사업에 제공한 PF 보증(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 보충) 규모는 2020년 말 1조 3000억 원에서 2023년 3월 말 2조 4000억 원까지 확대됐다. 이 가운데 아직 삽을 뜨지도 못한 미착공 사업장도 절반에 이른다. 시장 한파로 착공·분양 일정이 미뤄지거나 대거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사업 보증을 선 태영건설이 PF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회사가 이자 지급 유예에 대한 상당액 지급 의무를 진 울산 중구 공동주택 사업은 이미 분양이 연기되면서 1950억 원 규모 PF 대출의 상환 위험이 커진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태영건설의 신용 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한 바 있다.

실제로 태영건설은 지난달 26일 200억 원씩 발행하던 기업어음(CP)을 롤오버(차환 발행)하면서 조달 규모가 140억 원으로 줄었다. 산업은행의 CP매입 프로그램 만기가 도래하면서 발행액이 줄어든 것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권을 노크했지만 신한은행에서 100억 원을 대출받은 것 외에는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증권사의 자금 조달 담당 임원은 “에코비트 지분이나 사업장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태영건설의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크게 경색되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재무 강화에 전념하여 원활한 자금 조달이 진행 중"이라며 "부채비율 개선, PF우발채무 축소 등 실질적 재무부담을 완화하고 주택사업장의 양호한 분양 및 입주 실적으로 지속적으로 양호한 현금흐름 창출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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