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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앓았던 '자폐스펙트럼장애' 조기 진단 돕는 AI 나왔다 [헬시타임]

연세대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연구팀

딥러닝 기반 ASD 진단·중증도 평가 모델 구축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조기 진단이 어려운 자폐스펙트럼장애(ASD·Autism Spectrum Disorder)의 발견과 중증도 평가를 돕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찬영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강사와 박유랑 교수 공동 연구팀은 소아의 사회적 기능을 가늠할 수 있는 ‘공동주의(joint attention)' 행동의 평가 및 측정 방법을 이용해 ASD를 진단하고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모델을 구축했다고 30일 밝혔다.

ASD는 의사소통을 비롯해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에 저하를 일으키는 신경발달장애다. 가까운 한두 명의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고, 제한적인 관심사에만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다. 다소 생소하게 여겨졌던 ASD는 지난해 최고 흥행 드라마였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ASD가 있는 아이들은 만 5세 당시의 인지기능 및 언어발달 수준이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알려졌다. 따라서 되도록 빨리 발견해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조기 진단이 쉽지 않았다.

고찬영(왼쪽)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강사, 박유랑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타인과의 상호작용 상황에서 나타나는 행동 양상을 가리키는 용어인 공동주의가 ASD를 진단하는 주요 행동지표로 알려졌지만, 이를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ASD 여부와 중증도를 측정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객관적으로 공동주의를 평가하고 유도된 행동을 비디오 데이터로 수집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이후 해당 프로토콜을 이용해 생후 ASD로 진단된 24~72개월의 소아 45명과 정상발달 소아 50명 등 총 95명을 대상으로 3가지 유형의 공동주의 행동 비디오를 수집했다. 공동주의는 시선 이동, 고개 돌림, 눈맞춤으로 이뤄지는데, 소아가 스스로 사물-타인-사물 또는 타인-사물-타인으로 시선 이동을 하며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자발적 공동주의'와 가까이 또는 먼 위치에 있는 사물을 타인이 먼저 손가락으로 가리킴으로써 상호작용을 유도했을 때 시선 이동을 통해 사물을 보는 정도를 각각 '낮은 수준의 수동적 공동주의', '높은 수준의 수동적 공동주의'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연구팀은 공동주의를 수집한 비디오 데이터를 입력값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정상발달 유무를 식별하고 ASD의 중증도를 예측하는 AI 기반의 ASD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공동주의 3가지 유형별로 딥러닝 모델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무와 중증도 예측 성능을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AUROC), 정확도(전체 데이터 수 중 예측 결과와 실제 값이 동일한 건수가 차지하는 비율), 정밀도(검사에서 양성으로 진단됐을 때 실제 질환이 있을 확률), 재현율(실제 질환이 있는 사람을 검사했을 때 양성으로 나올 확률) 등 4개 지표로 분석했다.

그 결과 딥러닝 예측 모델은 3가지 공동주의 유형 모두에서 4개 지표 모두 높은 수준으로 ASD 유무를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소아가 스스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자발적 공동주의 영상을 입력값으로 예측 모델을 분석했을 때 진단정확도를 일컫는 AUROC는 99.6%를 기록했다. 가장 직관적으로 검사도구의 성능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인 정확도는 97.6%에 달했고, 정밀도(양성예측도)와 재현율(민감도)은 각각 95.5%와 99.2%로 집계됐다. 검사에서 양성으로 진단됐을 때 실제 질환이 있을 확률을, 재현율은 실제 질환이 있는 사람을 검사했을 때 양성으로 나올 확률을 의미한다. 이번에 개발된 AI 모델이 ASD의 선별 검사로서 적합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다른 2가지 유형의 영상을 입력값으로 분석했을 때에도 동등한 수준의 예측력을 나타냈다.

연구팀이 ASD 중증도를 '증상없음, 경증-중등, 중증'의 3가지로 구분한 뒤 시행한 평가에서도 각각의 지표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발적 공동주의가 다른 유형의 공동주의보다 소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욕구와 의도성을 좀 더 반영하기 때문에 정밀한 분류가 가능했다는 게 연구팀의 추정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의 행동지표를 디지털화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식별하고 증상의 심각도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며 “향후 자폐스펙트럼 장애뿐 아니라 여러 행동문제가 동반되는 뇌신경질환 연구와 임상적 평가를 위한 선별 및 정밀진단 보조도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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