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를 보면서 저희만큼 경기를 많이 뛰고 싶다는 꿈을 꾸면 좋겠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따라와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누구도 이룬 적 없는 성과를 낸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자신이 겪은 우여곡절, 좌충우돌의 과정을 반면교사 삼아 다른 사람들은 더 수월하게, 더 많은 성과를 내기를 희망한다.
대한민국 여자 축구의 간판스타인 지소연의 인터뷰집인 신간 ‘너의 꿈이 될게’는 이같은 목적을 겨냥한 책이다. 지소연은 최연소 A매치 골, A매치 최다 골, 최다 출전의 기록을 가진 여자 축구선수다. 그는 그간 여러 차례 강연, 출간 제안을 모두 거절하다가 이번 책 출간만큼은 수용했다. 12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도움이 될 얘기를 남기고 싶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책은 지소연이 축구를 시작해 정상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담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여자 축구팀이 없어 남자 축구팀에서 뛰었다. 체구가 작았지만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기본 리프팅 연습만 1만여 개씩 했다.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한국 여자 축구 선수 중 처음으로 잉글랜드 리그에 데뷔, 축구의 성지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득점까지 할 수 있었다. 그는 책에서 “누군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마다, 내 앞에 한계를 만날 때마다, 매일 해야 하는 것들을 꾸준히 하며 불가능과 한계를 넘어섰다”며 “안 될 거라는 주변의 우려와 걱정, 어려운 현실로 인해 좌절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영국에서 더욱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그가 한국에 돌아온 배경도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지소연은 영국을 떠나 국내 복귀를 결정했을 당시 엄마를 제외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했다고 털어놨다. 한국은 여자 축구에 대한 환경, 권리 보호, 인프라 등이 영국보다 척박한 만큼 영국에서 더 뛰는 게 맞다는 의견들이었다. 반대를 무릅쓰고 지소연이 한국에 온 데는 자신의 몸 상태가 좋을 때의 경기 모습을 한국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였다. 나서길 좋아하지 않지만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공동 회장을 맡은 것도 여자 축구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단순 축구 이야기로 치부될 수 없다. 축구에 관심 없는 독자도 책을 통해 특정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축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이 책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앞서 여자 축구를 응원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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