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는 2차전지주에 수급이 쏠리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투자 열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이번주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장기간 소외됐던 종목들이 부각되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4.51포인트(0.17%) 오른 2608.32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29.95포인트(3.39%) 상승한 913.74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각각 2조 7241억 원을 순매수하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610억 원, 2조 3375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인과 기관이 각각 2877억 원, 2265억 원을 사들였고, 개인이 3289억 원을 팔아치웠다.
지난주 증시는 2차전지 테마주가 급등한 후 연이틀 급락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에코프로는 26일 오전 장중 150만 원 선을 돌파했다가 급락해 27일에는 90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일주일 만에 ‘황제주(주가 100만원)’ 타이틀을 반납하기도 했다. 28일에는 110만 4000원에 마감하며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고점과 비교해선 28.26% 낮아진 가격이다. POSCO홀딩스(005490)도 26일 76만 4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최저 56만 원까지 주저앉은 후 이날 전장 종가 대비 2만 5000원(4.21%) 오른 61만 9000원에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급등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과도하게 급등한 테마 및 종목군에 대한 투자 불안심리가 나타나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적이 지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수렴 후 발산’하면서 소외 업종의 반등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상승 종목이 확산될 수는 있지만 지속성은 차별화 될 것으로 보는데 펀더멘털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꼽았다. SK하이닉스(000660)가 2분기 영업손실 2조 8821억 원으로 1분기(3조 4000억 원) 대비 적자폭을 줄이고, 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추가 감산에 나서는 등 하반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개선(펀더멘털의 턴어라운드) 가시성이 중요한데 반도체는 이에 부합한다”며 “수급의 무게 중심도 반도체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증시 상승 요인은 경기침체 전망 후퇴와 양호한 2분기 실적, 하락 요인은 주식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 투자심리 위축 우려가 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주목도가 여전히 높은 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530~267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김 연구원은 “다소 낮아지는 물가와 양호한 고용이 예상된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났고 여기서 그다지 매파적이지 않은 태도가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경제지표 호조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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