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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클래식, 오케스트라도 있다

한순천 문화부 기자


K클래식 전성시대다. 피아노의 조성진·임윤찬에 이어 바이올린의 양인모·김계희, 첼로의 최하영·이영은·한재민, 성악의 김태한까지 쉬지 않고 신성 연주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의 공연은 티켓을 오픈하자마자 매진되기 일쑤다.

클래식 인기에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의 내한도 이어진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헤바우 등 세계 3대 오케스트라와 런던·체코·오슬로·뮌헨 필하모닉 등 굴지의 악단이 한국을 찾는다. 이들의 공연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이한 것 같지만 클래식계의 기둥이자 밑바탕인 국내 오케스트라가 소외받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 지휘자 윤한결이 최근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았지만 이것은 지휘자로서의 개인적 성취일 뿐 국내 오케스트라까지 관심이 이어지지는 못했다.

국내 오케스트라 생태계는 열악하다. KBS교향악단은 KBS의 위기와 함께 예산 감축을 우려하고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재정적 어려움에 기업 행사 등에서 연주를 하기도 해 국회에서 지원 확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성인 오케스트라의 근간이 되는 유스오케스트라의 대표 격인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마저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단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늘어나지 않는 오케스트라 예산과 정원, 수입에 많은 연주자들이 불가피하게 부업을 하고 있다. 본인과 악단의 연주에 집중하지 못하니 악단의 수준도 크게 향상되기 어렵다. 수익을 메꾸기 위한 끊임없는 연주 스케줄에 단원들이 허덕이고 있다. 2021년 클래식 종사자가 예술 활동으로 벌어들인 1년 평균 수익은 단 365만 원이었다.



한 오케스트라 관계자는 “연주자들의 폭이 훌륭한 만큼 국내 오케스트라도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는데 주목도와 지원이 떨어져서 너무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세계의 마에스트로들은 국내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지휘자로 활동한 후 한국의 관현악단이 글로벌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들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이 성공 가도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재정 자립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면 K클래식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한순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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