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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벌써? 일찍 찾아온 무릎관절염…수술 없이 잡는 주사 나왔다

[메디컬인사이드]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 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 통과

중기 무릎관절염에서 효과적 비수술 치료 옵션 제공

힘찬병원, 한달간 50여 명에 시술…환자 만족도 높아


“몇 년간 괴롭혔던 무릎 통증이 감쪽같이 사라졌어요. 올 가을에는 단풍 구경도 갈 수 있겠는데요?”

“경과가 좋아 다행입니다. 그래도 절대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무릎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잘 관리하셔야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어요.”

지난 8월 서울 양천구 목동힘찬병원 입원실. 전일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를 받은 김서경(57·여)씨가 홀가분한 표정으로 회진을 온 의료진을 반겼다. 평소 등산을 즐기던 김씨는 코로나19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체중이 4~5kg 가량 불어나더니 전에 없던 무릎 통증이 생겼다. ‘이러다 영영 산에 못 가는 건 아닐까’ 싶어 혹독한 식단관리에 돌입했지만 체중감량은 커녕 무릎 통증이 나날이 심해졌다. 무릎이 아파 밤잠을 설칠 지경에 이르러서야 정형외과를 찾은 김씨는 ‘퇴행성 관절염 3기’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

◇ 관절염에 취약한 무릎…지난해 308만명 병원 찾아


퇴행성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부드러운 연골(물렁뼈)이 어떤 원인으로 손상되면서 관절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50대 이후에 발병하지만 반드시 나이가 들어 생기는 건 아니다. 운동선수처럼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반월상연골판(무릎에 있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 인대 등 관절 부위를 다친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관절염이 생긴다. 그 밖에 O자로 휜 다리나 관절의 모양, 비만, 유전인자, 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관절염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설명




무릎은 움직임이 많은 데다 신체 하중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퇴행성 변화가 가장 빨리 찾아오는 부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308만 명으로 2012년 245만 명보다 약 25.8% 증가했다. 성별로는 2022년 기준 여성 환자가 210만여 명으로 남성(96만여 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폐경기에 접어들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 몸 안의 뼈 양이 줄고 연골이 약해진다. 실제 무릎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을 폐경기 여성들이 차지한다. 무릎관절염은 단순 방사선 촬영 검사(엑스레이)에서 관절 간격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골극 형성 등 관절 주변의 골 변형이 얼마나 심한지 등에 따라 ‘초기-중기-말기’ 단계로 나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ellgren-Lawrence grade)을 기준으로 초기(1기) 에는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연골이 전부 닳아 관절 간격이 거의 맞붙을 정도로 좁아지고 다리까지 변형된 말기(4기) 환자는 손상된 관절 부위를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한다.

◇ 인공관절도 15~20년 지나면 다시 ‘시큰’…재수술 피하고 싶다면 주사치료 고려


문제는 김씨처럼 이른 나이에 중기 무릎관절염이 찾아온 경우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평균 15~20년 정도로 알려졌다. 50~60대에 수술할 경우 80대가 되어 재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이 가급적 65세가 넘어 인공관절수술을 받도록 권고하는 건 그런 연유에서다. 김씨도 50대에 인공관절수술을 받으면 재수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듣고 연골주사를 맞으며 버텼다. 하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았다.

“살면 몇년을 더 산다고. 그냥 수술을 받을까”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이 같은 푸념을 늘어놓으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김씨에게 희소식이 들린 건 한달 전쯤이었다.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지난 7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중기 무릎 관절염의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효과를 인정 받았다는 것.

◇ 골반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무릎에 투여하니…통증 줄고 관절기능 개선 효과도




골수줄기세포는 골반 위쪽에 크게 자리잡은 장골능에서 피를 뽑아 성체줄기세포를 채취한 다음 원심분리기를 둘려 중배엽 줄기세포를 분리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성장인자 등 줄기세포에 포함된 성분이 단백동화와 항염 효과를 유발해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기능을 개선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횡외과 전문의)은 “본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연골조직의 재생과 자가 치유를 돕기 때문에 거부반응은 물론 감염, 유전자 변이의 위험이 없다”며 “65세 미만 환자에서 중기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효과적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백지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 본인의 골수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힘찬병원


골수줄기세포 치료는 이미 2012년에도 복지부의 신의료기술로 인정을 받았다. 다만 그 대상이 외상에 의해 연골손상(2~10㎠ 이내)을 입은 15~50세 환자에서 관절경을 통해 적용하도록 제한됐다. 그사이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한 근거가 쌓이면서 모든 연령대의 중기(2~3기)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가능하도록 적용범위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이번 통과의 근거가 된 SCIE급 논문들 중에는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의 연골재생 효과도 일부 입증됐다. 정형외과연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2~3기 무릎관절염 환자 13명에게 골수줄기세포 주사를 투여한 후 12개월 시점에 경골(종아리뼈)과 대퇴골(허벅지뼈) 연골 두께를 측정한 결과 각각 2.15㎜에서 2.38㎜로, 2.16㎜에서 2.5㎜로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 절개 없이 주사로만 진행…힘찬병원, 한달새 50여명에 시술


관절내시경이나 절개 없이 주사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시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바로 일생생활이 가능하다는 것도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무릎 관절의 통증 완화를 위해 맞는 연골주사는 효과 지속기간이 6개월 남짓에 불과했다. 반면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개인차가 있지만 관리를 잘 하면 최소 2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이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힘찬병원은 8월 초부터 약 4주간 50명에게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4명에서 일시적인 면역반응이 있었을 뿐, 중대한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없었다. 자신의 골수혈액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별도의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균상태에서 바로 시술하기 때문에 전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환자의 상태 체크를 위해 하루 정도 입원을 권하기도 한다. 이 원장은 “사람의 손 대신 특허받은 줄기세포 분리기를 이용하는 건 힘찬병원만의 노하우”라며 "손실없이 줄기세포층만 정확하게 추출할 뿐 아니라 조직재생능력을 높이기 위해 ‘액티베이터’라는 특수 활성화기구를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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