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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경제 기초체력 이대로는 안된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잠재성장률 1%미만으로 하락 전망

근로시간 유연화·양질 일자리 제공

여성·청년 등 생산가능인구 늘리고

기술혁신 투자 늘려 생산성 높여야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990년대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7.1% 성장했지만 2000년대 4.7%, 2010년대 2.7%로 낮아졌다.

이런 경제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생산 설비 등을 의미하는 자본과 노동 투입의 양적 확대, 그리고 이 두 생산요소를 결합하는 기술의 질적 성장, 즉 생산성의 향상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국내 선행 연구들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주로 자본 축적 둔화와 생산성 저하를 꼽았다. 지난 20년간 한국의 노동시간당 GDP 하락 추세를 분석한 필자의 연구도 같은 결론을 얻었다. 과거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견인한 자본 축적의 효과가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지 못한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결정적인 이유다. 여기에 가팔라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세는 노동 투입을 감소시켜 앞으로 잠재성장률을 더욱 낮출 것이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기관들은 한목소리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저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생산성 저하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여성과 청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야 한다.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한국 여성, 특히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유인을 높이기 위해 근로시간과 형태를 유연화하고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을 지원하는 등 다각도의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청년층의 경제활동을 장려할 정책도 시급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5~29세 청년 중 교육이나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미취업 청년, 이른바 ‘니트(NEET) 청년’이 10명 중 4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취업 동기를 불어넣고 양질의 취업 기회를 제공해 청년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것 역시 잠재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생산성의 성장을 위해서는 구조 조정을 통한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과 기술 혁신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긴급 자금 지원,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등의 대책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기업이 지난해 전체 기업의 42.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들의 퇴출을 유도하고 기업 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 조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

생산성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다. 현재 한국의 가장 대표적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외에도 초격차 기술력을 갖춘 분야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신기술 개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기술 혁신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초 학문의 토대를 다지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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