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동조합 회계 공시제에 응했던 한국노총이 이 제도 자체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선다. 회계 공시를 한 노조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 탓에 회계 공시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노정 대화는 이어가면서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방식의 일종의 양온 전략으로도 읽힌다.
한국노총은 15일 노조 회계 공시제에 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소득세법 시행령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정부는 두 시행령을 통해 회계 공시를 하지 않은 노조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한국노총은 “두 시행령은 노조와 조합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상위 법에서 위임한 바 없는 시행령으로서 위헌적 행정입법”이라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한국노총의 법적 대응은 예견된 행보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 노조 회계 공시에 대해 반대해왔다. 하지만 조합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고려해 지난달 응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한국노총의 법적 대응은 13일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복귀는 노정 대화 창구 복원을 원했던 정부 입장에서 반길 변화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대정부 투쟁을 벌여온 한국노총의 갑작스러운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노동계에서 여전하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프로그램인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회적 대화 복귀가 투쟁의 포기거나 힘이 모자란 것이 아니다”며 “대화 중단으로 인한 노동 압박 정책으로 (한국노총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 대화를 통해 방어와 견제, 정책 요구를 하겠다”고 투쟁과 대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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