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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무소불위 '달러'…美 부채 통제 못하면 지배력 잃는다

■달러의 힘(김동기 지음, 해냄 펴냄)

독립전쟁후 독자 금융체계 세운 美

세계대전 거치며 기축통화로 부상

경제 위기때 '달러 바라기' 더 심화

유로·위안화 부상에도 지위 굳건

美 눈덩이 국가부채에 신용도 위협

시장 감당 못할땐 치명상 입을수도





글로벌 정치와 경제가 통합되고 교류가 늘어나면서 이를 매개할 수 있는 기축통화가 발생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현재의 기축통화는 달러화다. 그냥 달러가 아니라 무소불위 ‘킹달러’다. 미국은 자국의 화폐인 달러를 무기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한다. 그렇다면 20세기 들어 달러가 파운드를 대체했듯이 앞으로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나올 수 있을까. 신간 ‘달러의 힘’ 저자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본다. 미국의 패권이 여전하며 다른 통화는 각자의 이유로 달러에 도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달러의 무소불위 지위가 영원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달러의 최대 위협은 미국 자체의 정책이라고 본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시장이 감당하지 못할 경우 최고의 안전자산이라고 일컬어지는 미 국채의 매도가 이어지고 이는 달러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달러 자산, 특히 미국 국채가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달러와 미국에 대한 신뢰다”고 말한다.

책은 미국 건국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달러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한국IT벤처투자 미국지사장, 살리스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으며 앞서 저서 ‘지정학의 힘’에서 세계 지정학의 새 구도를 제시했던 저자는 이번 신작에서 ‘달러’를 키워드로 미국 경제 패권의 형성 과정의 그 위력을 파헤친다. 달러의 힘은 곧바로 미국의 힘에 다름이 아니다.

2부 15장으로 구성된 책은 미국 금융 역사를 되돌아본다. 미국은 독립전쟁 이후 연방국가의 구축과정에서 한시적인 중앙은행 ‘미합중국은행’을 세우는 등 유럽 등과 다른 미국 독자의 금융 체계를 세워나간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 분권과 중앙집중을 조화시킨 ‘연방준비제도’가 만들어진 것은 1913년이다. 미국이 건국된 지 130년이 지난 이후다. 달러 패권 지위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압도적인 힘으로 승리하면서다. 영국 국력의 쇠퇴에 따라 파운드화는 힘을 잃고 미국의 달러화가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했다.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1971년 금 태환 중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미국 달러의 위세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글로벌 경제가 혼란에 빠질 경우 세계의 ‘달러 바라기’는 더 심화됐다. 아이러니하게 2008년 위기가 미국에서 시작됐음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자가 분석하는 달러화에 대한 대안은 일단 유럽연합(EU)의 유로, 위안화를 무기로 한 중국의 금융민족주의, 브릭스의 탈달러화 추구,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경제가 급성장하는 중국의 도전이 가장 강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은 모두 각자의 한계로 인해 당분간 달러를 위협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달러의 힘을 바꿀 변수는 적지 않다. 특히 미국의 재정 능력의 지속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국가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신용도가 위협받고 있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 국가채무를 상환하려는 순간 신뢰는 요동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확대되는 달러 무기화도 논란거리다. 미국이 독점적 금융시스템을 이용해 제재를 남용할 수록 반미 국가들의 달러 회피 의지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달러에 대한 애증에 대해 1971년 당시 미국 재무장관 존 코널리가 G10 장관 회담에서 타국의 양보를 요구하며 “달러는 우리의 통화지만 당신들의 문제다(The dollar is our currency, but your problem)”이라고 일갈한 사례를 강조한다.

한국은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달러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최근에도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환의 시대에 손해를 보지 않고, 또 다음 기회를 잡기 위해서도 달러 공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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