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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앞에 놓인 이들의 운명[서재원의 축덕축톡]

■'승점 3점제'로 갈릴 세팀

강원·수원삼성 등 10~12위 1점차

내일 최종전 후 꼴찌 2부로 강등

10~11위도 승강PO서 마지막 승부

1981년 '승리에 3점' 英서 첫 도입

많은 골 유도…각국서 잇따라 채택





축구는 승점에 의해 한 해 농사가 갈린다. 단순히 많이 이겼다고 해서 우승과 강등이 결정되는 건 아니다. 올해 단 6승(15무 16패)만을 거둔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가 10위(승점 33), 나란히 8승(8무 21패)씩 거둔 수원FC와 수원 삼성이 각각 11위와 12위(이상 승점 32)에 자리한 것처럼 말이다. 42년 전 처음 도입된 ‘승점 3점제’로 인해 세 팀의 운명도 단 1점으로 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수원 삼성과 강원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B 38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9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0)를 불러들여 시즌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10~12위인 세 팀은 각자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잔류와 강등이 결정된다. 최종 12위가 되는 팀은 2부 리그인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되고, 10위와 11위는 K리그2 팀들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 마지막 생존 싸움을 펼친다.

현재 가장 열세에 놓인 팀은 1995년에 창단한 전통 명가 수원 삼성이다. 만약 최종전에서 강원에 패한다면 현재 순위인 꼴찌로 마감한다. 무승부를 거두더라도 11위 수원FC가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내면 최하위를 벗어날 수 없다. 수원 삼성 입장에서는 반드시 강원을 잡아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기록될 수 있는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있다.



이렇듯 피 말리는 순위 경쟁은 축구만이 가진 ‘승점 제도’가 있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축구에서는 무승부라는 결과가 존재하고 한 경기에서 ‘승·무·패’ 3개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야구처럼 승률제가 아닌 승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승리 땐 3점, 무승부 1점, 패배는 0점이 부여된다.

일반적으로 현대 축구의 시작을 160년 전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설립된 1863년으로 보지만 승리 팀에 승점 3을 부여한 건 불과 42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승리 팀에 2점을 줬는데 승리와 무승부의 승점 차가 1점밖에 나지 않아 ‘승리의 가치가 평가절하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현대 축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지미 힐 전 코벤트리 시티 회장은 1970년대부터 ‘승점 3점제’ 도입을 주장했고 FA가 1981년 이를 수용해 1981~1982시즌 잉글랜드 풋볼 리그에서 지금의 승점 3점제가 처음 시행됐다.

영국 가디언은 “승점 3점제는 축구를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도입됐다”며 “힐의 계산에 따르면 승리가 무승부보다 단 1점을 더 얻는 건 충분한 인센티브가 아니었다. 힐은 승리 팀이 3점을 가져가야 축구에서 더 많은 골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승점 3점제는 이후 이스라엘(1982), 튀르키예(1987), 노르웨이(1988), 벨기에·이탈리아(1993) 등이 자국 리그에 차례로 채용하며 일반화가 됐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도 1994년 공식적으로 3점제를 도입하면서 축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월드컵에서도 1994년 미국 대회부터 3점제가 적용됐다.

만약 승점 3점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K리그1 순위도 달라졌을까. 승점 2점제였다면 강원은 승점 27로 수원FC와 수원 삼성(이하 24)을 따돌리고 진작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다. 승리 팀이 무승부의 3배에 해당하는 승점을 가져가는 현 승점 3점제 덕에 올 시즌 K리그1 최종전이 더 흥미진진한 싸움이 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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