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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가 중간 정거장인가"…통화정책 공백 우려도 [박춘섭 경제수석 떠난 한은]

박 수석 '7개월 금통위원' 기록

외부 위원 2명도 내년 4월 떠나

공백 장기화땐 금리 불확실성↑

정부와 통화정책 소통은 기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 참석해 방기선 국무조정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춘섭 신임 경제수석이 4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떠난 지 3일 만이다. 박 수석은 올해 4월 한은 금통위원(임기 4년)으로 왔지만 불과 7개월 만에 자리를 옮기면서 금통위 구성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먼저 박 수석은 한은 독립성이 강화된 1997년 한국은행법 6차 개정 이후 역대 최단기 금통위원으로 기록됐다. 올해 4월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임명돼 12월 이임식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25일이다. 임기 동안 다섯 번의 금리 결정에 참석해 모두 동결 의견을 냈다. 박 수석 이전에도 임기 중간에 다른 자리로 떠난 사례가 있지만 이처럼 짧은 기간에 옮긴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비교적 최근 사례인 고승범 금통위원도 2021년 1년 4개월 만에 금융위원장으로 이동했지만 고 위원의 경우 첫 4년 임기를 수행하고 2기 임기 도중에 떠났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한은 내부에서는 박 수석이 7개월 만에 경제수석이 된 자체보다 이후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공백이 장기화한다면 당분간 금통위는 6인 체제(이창용 총재 포함)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후임자 인선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한은은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미묘하게 바뀌며 개별 금통위원의 의견이 중요해졌다. 향후 3개월 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던 금통위원 수가 5·7·8월 6명에서 10월 5명, 11월 4명으로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박 수석이 추가 인상이냐 동결이냐에 따라 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데 예상치 못한 이탈로 변수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박춘섭 신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박 수석이 갑자기 떠나면서 금통위 변화의 폭이 커지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다. 조윤제·서영경 위원이 내년 4월이면 임기가 끝나 단기에 외부 금통위원 5명 중 3명(박춘섭 포함)이 바뀌는 셈이다. 그간 금통위원이 한꺼번에 바뀔 경우 통화정책 연속성 측면에서 부작용이 커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2018년 한은법까지 개정했으나 다시 무색해졌다. 금통위의 의결을 위해서는 최소 5명 이상의 출석이 필요하다. 통화정책 중요도가 높아진 현시점에서 금통위원 무더기 교체 리스크는 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의 한 직원은 “금통위원 인적 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갑자기 생긴 것이 문제”라고 털어놓았다.

마지막은 통화정책 독립성 문제다. 금통위원들이 장관 등으로 자리를 옮길 때마다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음 자리를 생각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할 개연성 때문이다. 금통위원의 임기가 법으로 보장되고 3억 원이 넘는 연봉을 지급하는 것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수행하라는 의미다.

박 수석의 대통령실 직행으로 통화정책이 바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창용 총재가 이미 정부와 공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박 수석이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이번 인사와 후속 금통위원 인사 과정에서 통화정책 독립성 문제는 계속 제기돼 중앙은행 신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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